"6단 변속기 자동차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고급 수입차량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6단 변속기 시장에 국산차들이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국산차 업계가 새로 출시되는 차량에 6단 자동변속기를 잇따라 적용, '단수 높이기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는 것. 이에 따라 대구경북지역 자동차부품 업계도 6단 변속기에 맞는 부품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역 업체들 "6단에 맞춰라"
경창산업은 최근 현대파워텍(현대·기아의 자회사)과 계약을 맺고 2008년 8월부터 6단 자동변속기의 핵심부품인 허브드럼파트를 OEM방식으로 납품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이 업체는 2003년부터 친환경을 고려한 비절삭 기어 성형 기술 개발과 함께 완성차 업계에서만 사용하던 무변형 용접도 도입했다. 투자 규모만 1천억 원.
변원용 연구개발팀 부장은 "와이퍼로 유명한 우리 회사지만 자동차의 섀시와 전장 부문은 점점 중국이 추격해 오고 있어 공장을 중국으로 이전하는 한편 국내에선 엔진 및 변속기 부품의 핵심기술 개발, 생산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했다. 경창산업을 엔진 및 자동변속기 업체로 키우겠다는 것. 이 업체는 지난해 3월 6단 변속기 서브부품인 허브드럼 파트 개발에 성공, 현대파워텍에 내년엔 3천 대 규모로 납품하고 2009년에는 25만 대 규모로 늘릴 예정이다.
(주)삼보모토스도 현대차와 기아차의 요청으로 1년 전부터 6단 변속기에 들어가는 클러치 플라이트 개발에 착수했다. 이를 위해 독일 ZF사나 일본 아이신 등 선진 자동변속기 업체들을 벤치마킹하고 공법을 회사 차원에 맞게 변형시키고 있다. 삼보모토스는 내년 2월 시제품 개발에 이어 각종 테스트를 통해 내년 7월까지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양종석 기술개발팀 부장은 "6단 변속기 부품 생산을 위해 설비와 기술 개발에 약 6억 원 정도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향후 고급차나 RV차량을 목표로 후륜 8단 자동변속기에 들어가는 클러치 플라이트도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자동변속기 부품 생산에 주력하는 한국파워트레인(주)도 마찬가지. 이 업체는 3년 전부터 6단 변속기에 사용되는 토크 컨버터(수동 기어의 클러치 역할을 하는 부품) 개발에 한창이다. 수십억 원을 투입, 기존의 생산라인을 변형시키는가 하면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것. 내년 1월 시제품 완성에 이어 내년 중반쯤 양산을 통해 호주의 한 자동변속기 업체에 납품할 계획이다. 홍순석 선행설계팀 과장은 "향후 7, 8단 변속기에 들어가는 부품 개발은 물론, 하이브리드카에 적용할 수 있는 토크 컨버터 개발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왜 6단 변속기인가
전문가들은 단수가 높아질수록 승차감과 연비 등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했다. 그런 만큼 외국 완성차 뿐 아니라 국산 완성차 업계도 단수가 높은 자동변속기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것. 단수가 높으면 엔진에서 나오는 동력이 트랜스미션을 통해 바퀴에 전달되는 과정이 좀 더 세분화된다. 결과적으로 도로 여건이나 교통 상황에 따라 엔진의 동력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황 평 영남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단수가 높을수록 단을 좀 더 부드럽게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승차감은 물론, 변속감도 좋아진다."고 설명했다. 또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연료 효율성도 높아져 평균 5~10% 정도 연비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 황 교수는 "변속기는 기본적으로 무단변속기가 가장 좋지만 대형차의 경우 마찰력이 심해 이 것이 상용화되지 못하고 있다."며 "대신 단수를 높여 운전자를 편안하게 , 힘을 좋게 하려는 노력들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은태 한국자동차공학회 사무국장도 "6단 이상의 자동변속기는 자동차가 150㎞로 달린다고 가정할 때 훨씬 더 소리를 줄이고 승차감을 좋게 한다."고 했다. 하지만 김 사무국장은 "단수가 높아질수록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추가 비용과 무게 등을 어떻게 줄이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구미 '탄반 집회' 뜨거운 열기…전한길 "민주당, 삼족 멸할 범죄 저질러"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
尹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임박…여의도 가득 메운 '탄핵 반대' 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