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마을은 사라지지만 산중(山中)에서 포근함을 느꼈던 행복은 영원히 잊지 않고 살아갈 겁니다."
전기·수도 없는 오지(奧地) 마을로 유명했고, '하늘아래 첫 동네'로 불리는 청송군 부동면 주왕산 계곡의 내원마을이 철거돼 다음달이면 지도상에서 사라진다.
28일 주왕산국립공원사무소에 따르면 주왕산의 자연자원 보호와 쾌적한 공원환경 조성을 위해 주방계곡 최상단 400여m 지점에 위치한 내원마을을 오는 12월 중순까지 철거키로 했다.
내원마을은 임진왜란 당시 산아래 마을 주민들이 계곡으로 피난오면서 형성됐고, 일제강점기에는 목탄생산자들의 주거지로 80여 가구가 살았으나 이농현상으로 주민이 빠져나가 2000년 초까지 9가구만이 명맥을 유지했다.
주왕산사무소는 2001년 이후 내원마을과 인근 대피소 등을 철거키로 방침을 정한 뒤 2005년 6가구를 철거했으며, 나머지 3가구도 최근 보상을 완료하고 철거작업을 진행 중이다.
내원마을은 최근 들어 '전기 없는 달빛마을'로 알려지면서 관광객 및 등산객이 증가한 바람에 식당, 민박업소가 난립해 수질오염 등을 일으킨다는 지적을 받았었다.
내원분교장을 13년째 지켜온 이상해(59) 씨는 "섭섭하다."며 "아내와 함께 분교장의 흙을 돋우고 함석지붕을 이어 지었던 산 속 우리 집을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왕산사무소 한 관계자는 "마을 철거가 끝나면 주왕산 계곡 주변의 자연경관과 미관이 훨씬 좋아질 것"이라며 "철거지역에 대해 생태 모니터링을 실시해 쾌적한 자연자원으로 보존하겠다."고 밝혔다.
청송 주왕산초등학교 내원분교는 1970년 3월 2일 설립돼, 총 78명의 졸업생을 배출했고, 지난 1980년 3월 1일 폐교됐다.
청송·김경돈기자 kd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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