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특별기고] 선진국의 문, 수출로 열자

30일은 제44회 무역의 날이다. 이 날은 1964년 우리나라의 수출 1억 달러 달성을 기념, 수출의 날로 제정됐다. 그 당시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은 100달러 남짓했으나 수출 1천억 달러를 돌파한 1996년에는 1만 달러를 넘어서게 됐다. 올해 수출이 3천700억 달러에 도달하고 내년에 4천억 달러를 돌파하게 되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도 2만 달러에 이를 것이다.

1960년대 초 우리나라는 세계 최빈국의 하나로 서남아시아의 스리랑카나 아프리카 가나보다 1인당 국민소득이 낮았다. 필리핀에 비해서는 3분의 1, 아르헨티나의 5분의 1 수준이었다. 현재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필리핀의 10배, 아르헨티나의 4배다. 괄목상대할만하다. 이 모두 수출의 비약적 증대에 힘입은 바 크다.

올들어 우리 수출업체들은 위협적인 환율하락, 폭발적인 유가상승, 지속적인 국제원자재가의 인상 등 3중고 속에서 악전고투해 왔다. 특히 환율하락은 우리 수출업체의 수출채산성 저하를 야기해서 미 달러화대비 원화환율이 900원선 밑으로 떨어지게 되면 적자수출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다행히 최근 원화환율이 930원대에 머물고 있어 수출업체들이 다소 안도하고 있다.

올해도 수출증가율이 두자릿수 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2004년 이후 수출증가율은 완만한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2004년 이후 단가보다 물량에 의존한 수출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특히 2005년 이후 수출단가는 거의 제자리 수준이다. 그나마 우리 기업의 활발한 해외투자로 부품·소재 등 자본재 수출이 증가하고 있으며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초과하고 있다.

또 중국 및 아세안 지역으로 자본재 및 원자재 수출이 양호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원유가격 상승에 따른 투자여력 확대로 건설경기 및 설비투자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중동지역에 대한 플랜트 관련 수출도 급증하고 있다. 최근 전 세계의 신흥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러시아나 베트남으로의 수출도 크게 는다.

내년도에는 세계경제가 완만한 둔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나 선진국과 신흥국 간의 경제성장 디커플링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시장이 좋지 않은 것이다.

반면 중국경제는 소득증가에 따른 소비증가로 경제가 호조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며 인도도 인프라 투자확대와 소비증가로 고성장이 예상된다. 따라서 내년에도 중국, 인도, 러시아 및 브라질을 포괄하는 브릭스시장에 대한 수출에 박차를 가해야겠다. 아울러 브릭스시장 이후로 주목받고 있는 베트남, 터키, 체코 등을 일컫는 포스트붐시장을 공략해야 할 것이다.

내년에도 여전히 미 달러화대비 원화는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나 환율은 완만한 하락이 예상된다. 중국의 위안화와 일본의 엔화 역시 미 달러화에 대해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통화절상률도 과거와 달리 원화에 비해 높을 것으로 예상되어 우리에겐 위안이 된다.

현재 세계 각국은 FTA를 통해 국경을 초월한 무한경쟁의 시대에 돌입해 있다. 우리나라도 칠레, 싱가포르, EFTA 및 아세안 국가들과 FTA를 체결했고 미국과는 지난 4월에 협상을 타결해서 국회비준을 남겨두고 있다. 하루빨리 국회비준을 서둘러야 한다. 지금 협상을 진행 중인 유럽연합과의 FTA도 조속히 마무리 지어야 하며 공산품에 대한 관세율이 30~40%에 달하는 인도와도 협상 타결을 서둘러야 한다.

수출이 가져오는 소득과 고용, 기술개발 등이 우리 경제에 얼마나 중요한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우리나라가 부족한 자원에도 불구하고 세계 10위권의 무역대국에 올라선 것은 경하할 만한 일이다. 이제 우리 전 국민과 수출업체들이 힘을 모아 수출에 매진한다면 우리나라도 조만간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의 선진국에 진입할 것이다.

이병무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부장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