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춘문예의 계절을 맞아

"신선한 감각과 시각이 그립다"

예비작가들에게 신춘문예만큼 화려하고 극적인 데뷔 무대가 또 있을까.

그 강렬한 매혹 때문에 수많은 문학도들이 해마다 신춘문예의 문을 두드리며 긴 세월 절차탁마의 가시밭길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또 신춘문예의 계절이 돌아왔다.

여러 해 동안 신춘문예를 지켜보면서 해마다 새삼 기대를 해보는 것이 올해는 또 어떤 신진 작가가 탄생할까, 얼마나 새로운 작품이 당선의 영광을 누릴까 하는 것이다.

매년 심사위원들은 강조한다. 시대적 화두를 담은 참신한 작가정신과 사회의 부조리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역동적인 작가의 메시지가 아쉽다고-. 이제 겨우 걸음마를 시작할 신예작가들에게 너무 무리한 요구일지는 몰라도, 기성 문학인들에게서 볼 수 없었던 신선한 감각과 시각이 그립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최근 도서출판 문학동네가 주관하는 '문학동네소설상'에 시 한 수, 소설 한 편 써본 적이 없는 30대 후반의 가정주부가 당선작 고료 5천만원의 수상자로 뽑힌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창설 3주년을 맞는 수필부문의 경우 응모작이 두드러지게 많은데 반해 대다수의 작품이 신변잡기나 일상 체험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필 또한 시와 소설 쓰기에 상응하는 문학적인 형상화와 시대정신에 부응하는 문학정신이 필요하다는 심사위원들의 지적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작가는 단순히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다. 진정한 작가는 부단히 자기 세계를 계발하고 당대의 담론을 뛰어넘어 새로운 개인적 전망을 창출할 줄 알아야 한다.

신춘문예란 화두 하나로 우리 문학이 살찌는 계절, 새로운 작가와 작품을 기대하며 11월의 달력을 또 넘기려한다.

조향래(매일신문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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