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요즘 백신 소프트웨어 사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국내 컴퓨터 백신시장은 안철수 연구소의 'V3'와 하우리의 '바이로봇'이 장악한 상태. 이런 독과점 시장에 이스트소프트(www.estsoft.com)사가 '알약'이란 소프트웨어로 도전장을 냈다. 알약은 개인 사용자에게 무료로 제공될 예정이어서 국내에도 바이러스 무료 백신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알약' 국내 백신 시장에 도전장 내다
10월 말 이스트소프트는 알약 1.0 베타를 공개하고 체험단을 모집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이스트소프트 측은 모집 한 달 만에 2만 5천 명이 신청을 했으며, 자발적 공유로 현재까지 실제 사용자 수가 20만을 넘고 있다고 밝혔다.
알약이 화제를 모으는 것은 이 제품에 바이러스 실시간 감지 및 엔진 자동 업데이트 기능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국내에 배포되어온 무료 백신의 경우 실시간 감지 기능이 없거나 자동 업데이트에 제한이 있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알약은 또한 트로이목마·스파이웨어 등과 같은 악성코드를 찾아내 치료하고 불필요한 파일과 레지스트리를 정리해 주는 시스템 관리 기능도 포함하고 있다.
알약에 관심이 쏠리는 다른 이유는 제작사가 이스트소프트라는 점 때문이다. 이 회사가 개발해 무료로 배포하고 있는 파일압축·해제 프로그램 '알집'은 사용 인구가 2천만 명에 이른다.이스트소프트는 그래픽 보기 프로그램 '알씨'를 비롯해 음악재생 프로그램 '알송', 파일전송 프로그램 '알FTP' 등 무료 소프트웨어 시리즈로 국민을 '알'자 돌림 소프트웨어 사용자로 만든 회사다.
이스트소프트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알약을 기업·정부·교육기관이 쓸 경우에 라이선스료를 받고 개인에겐 무료로 정식 제품을 제공할 계획이다. 11월 말 모든 사용자들 대상으로 한 오픈 베타 버전을 출시한 뒤 상황을 보아가며 정식 버전을 내놓겠다는 것.
알약에 대한 사용자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알약을 사용해 본 네티즌들이 남긴 글들을 보면 바이러스 탐지·치료 성능 면에서 대체적으로 만족스럽고 인터페이스가 깔끔하며 매일 업데이트해 주는 점이 마음에 든다는 평가가 많았다. 바이러스 검색 속도가 상용 제품에 비해 느리고 CPU 점유율이 다소 높아 아쉽다는 반응도 있었다.
◆무료 백신 시대 열린다
이미 지난 6월 국내 최대의 포털업체인 NHN(네이버 운영)이 러시아에서 엔진을 구입해 실시간 감지 기능이 포함된 개인용 무료 백신을 배포하려 했으나 "대기업이 문어발식 경영으로 보안업체들을 다 죽이려 한다."는 비판에 직면해 사업을 일시 중단한 바 있다.
백신 업체들은 이스트소프트 측의 이런 행보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의 컴퓨터 바이러스 개인용 유료 백신 시장의 규모는 연간 80억 원 정도로 추산되는데 알약의 등장 이후 시장이 붕괴될 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안철수연구소 측은 보도 자료를 통해 "보안 소프트웨어는 일반 소프트웨어와 달리 설치 후 사후 지원이 더 중요하다."면서 " "사후 긴급 서비스나 고객 문의에 대응할 준비를 갖추지 못한 업체가 보안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면 사용자의 정보 보안은 제대로 담보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알약은 루마니아의 안티 바이러스 업체인 소프트윈의 '비트 디펜더'라는 엔진을 임차해 만든 제품이다.
이에 대해 이스트소프트 측은 "비트 디펜더의 실시간 업데이트를 통해 사용자 PC가 항상 최신 데이터 베이스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전문 상담 인력을 통한 고객 지원을 제공할 계획"이며 "일부 업체가 악성 프로그램을 배포하면서 사용자들이 선의의 피해를 입는 문제가 알약의 출시로 인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해용기자 kimhy@msnet.co.kr
♠ 백신 소프트웨어 어떻게 사용해야 하나?
바이러스 백신 소프트웨어는 기술력과 공신력을 갖춘 회사의 정품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다. P2P사이트 같은 속칭 '어둠의 경로'를 통해 구한 크랙(불법 복제품)을 사용하는 이도 적지 않은데, 매우 위험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크랙 제품은 최신 버전 업데이트가 지원되지 않고, 아예 프로그램 자체가 바이러스이거나 스파이웨어(사용자 정보를 빼내는 악성 프로그램)일 수 있다.
주머니가 가볍다면 무료 백신 소프트웨어도 고려해 볼 수 있다.
국내에서도 많이 사용되고 있는 무료 백신 소프트웨어로는 ▷Avira AntiVir Personal Edition Classic ▷Avast Home Edition ▷AVG Anti-Virus Free ▷AOL Active Virus Shield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 제품은 바이러스 실시간 감시 기능을 탑재하고 있으며 엔진 성능도 우수한 편이다. 그러나 한글 메뉴를 지원하지 않거나 자동 업데이트 기능에 일부 제한이 있는 것도 있다.
백신 소프트웨어와는 별도로 악성코드·스파이웨어 방지 소프트웨어도 설치해 놓아야 한다.
악성코드·스파이웨어 방지 소프트웨어 중에는 악성코드나 스파이웨어가 없는데도 감염됐다고 속여 결제를 요구하는 엉터리 소프트웨어가 많아 유의해야 한다. 악성코드·스파이웨어 방지 무료 소프트웨어로는 '피씨프리' '피씨도사' 같은 국산 제품과 'Adware', 'avg anti spyware' 같은 외산 제품들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김해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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