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대선이 30일로 공식적인 유세전에 돌입한 지 나흘째임에도 불구, 썰렁하기만 하다.
각종 지지도 여론조사를 해도 응답률은 극히 저조하고 부동층도 거의 줄어들지 않고 있는 양상이다. 선거전은 정책·공약 대결보다는 상대방 흠집내기식의 네거티브전으로 얼룩지고 있으며, 후보들 간의 토론회 대결 역시 한차례도 이뤄지지 않고 있어 과거 같은 토론회 열기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번 대선이 팽팽한 맞대결이나 3자대결이 아닌 1강 구도라는 이례적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데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
언론사들의 대선후보 지지도 여론조사 경우 응답률이 20% 안팎으로 낮다. 조사대상 유권자들 중 80% 정도가 여론조사에서 아예 빠지고 있는 셈이다. 지난 대선에서는 이에 대한 공식적인 집계는 없었지만 최소한 30%는 넘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게다가 오갈 데 없이 떠도는 부동층도 여전히 20% 안팎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선거열기를 더욱 가라앉히고 있다.
대신 BBK의혹 공방 등을 둘러싼 네거티브전 혹은 원색적인 맞비난전으로 치닫고 있으며 신문광고로까지 번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정책 혹은 공약 대결은 힘을 잃고 있다. 2002년 대선 때의 행정수도 이전공약 등과 같이 판세를 흔들 변수로 떠오르지 못하고 있는 것.
후보토론회 역시 유력 후보들끼리나 군소후보들까지 모두 참여하는 토론회가 일부 후보들의 반대로 무산되고 있는 가운데 후보 1인과 패널 간의 토론회만 거듭될 뿐이다.
30일에도 한국여성단체연합이 개최한 여성정책토론회에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와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1시간의 시차를 두고 따로따로 참석했다.
물론 유력 후보들 간의 맞대결 토론회가 다음달 6일부터 세 차례 예정돼 있다. 그러나 대선후보 난립 등으로 참석후보들이 7명 정도나 될 것으로 예상돼 토론회가 내실 있게 진행되기가 쉽지않은 상황이다.
후보들 간 대결구도 역시 1강 구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2002년의 노무현-이회창, 1997년의 김대중-이회창-이인제 대결 때와 같은 열기를 재현시키지 못하고 있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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