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의 책/윤희진 지음/황소자리 펴냄
이복동생에게 세자 자리를 빼앗긴 이방원이 분노와 울분의 나날을 보내던 무렵, 개국공신 조준이 "이 책을 읽으면 나라를 다스릴 수 있습니다."라며 건넨 책이 '대학연의'였다. 훗날 조선 3대 임금 태종이 된 이방원은 '대학연의'에서 터특한 통치술로 왕권주의 국가의 기틀을 마련했다.
책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다. 국가를 통치했던 왕들도 예외는 아니다. 이 책은 '제왕'과 '책'이라는 두 존재의 만남을 통해 역동적인 우리 역사 현장 엿보기를 시도하고 있다. 고려 제4대 왕 광종이 무력으로 두 형을 제압하고 왕위에 오른 뒤 처음 고른 책은 당 태종의 치세를 치하한 '정관정요'였다. 그는 형제를 죽이고 아버지마저 폐위한 뒤 왕이 되었지만 후세 성군으로 칭송 받는 당 태종을 보며 '나도 당 태종처럼 정치를 잘 하면 될 것'이라는 결심을 굳혔다고 한다. 책에는 요즘 대중문화계 최대 화두로 부상한 '정조'를 비롯, 모두 10명의 제왕들과 그들이 인생의 나침반으로 삼았던 책들이 등장한다. 256쪽, 1만 3천 원.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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