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동안 품귀현상을 빚었던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이 올해는 남아돌고 있다.
올해는 아직까지 지난해처럼 독감주의보가 내려지지 않았고, 날씨가 따뜻한데다 대선까지 겹쳐 예방접종에 대한 관심이 낮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접종 사고 예방을 위해 교육청이 학교에서의 단체접종 금지 조치를 내린 것도 접종률을 떨어뜨린 원인으로 제약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에서 확보된 독감 백신 양은 1천500만 도스(1명 접종 분량). 지난해보다 300만 도스가 많은 양이다. 독감바이러스는 돌연변이를 잘 일으켜 예전에 만들어 놓은 예방주사는 효과가 없는 경우가 많아 해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그해 겨울에 유행할 독감바이러스의 돌연변이 형태를 예측하고 제약회사에서는 이를 근거로 새로운 주사약을 만들어 낸다.
따라서 독감 백신은 올해를 넘기면 모두 버려야 하기 때문에 제약업체들은 백신 판매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일부 업체들은 지역별로 영업조직에 판매량을 할당하는 것은 물론 의료기관에 정상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제약사 독감 백신 담당자는 "지난해 백신 부족을 경험했던 제약사들이 경쟁적으로 백신을 도입하는 바람에 과잉 공급된 것 같다."며 "독감 백신은 내년에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일부 제약사들은 손실을 보더라도 백신을 처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백신은 남아돌지만 병· 의원의 예방접종 건수는 지난해보다 오히려 10~20% 정도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대구 북구 B병원 직원은 "지난해에 비해 독감 예방 접종 건수가 20% 줄어들었다."며 "재고가 많은 일부 제약사들이 백신 구입을 부탁할 정도"라고 했다.
수성구 C내과 원장은 "지난해에는 독감 주의보가 내려졌고, 보건복지부에서 독감 예방접종에 대한 홍보까지 벌인 것에 비해 올해는 그런 일들이 없어 접종자가 줄어든 것 같다."고 했다.
반면 대구의 보건소들은 독감 예방 접종(노인·만성질환자 등 우선 접종 권장대상자 대상)을 지난해보다 8천 명 가까이 늘어난 10만 600여 명에 대해 최근 접종을 마쳤다. 지난해에는 백신 확보가 늦어져 접종시기가 지연됐지만 올해는 충분한 물량을 확보해 접종에 차질이 없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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