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이 첩보영화를 방불케 한 작전(?)으로 상습 절도범을 검거해 화제다.
지난달 17일 오후 8시쯤 경북대 공대 9호관 앞에서. 우승완(25·컴퓨터공학과3) 씨는 자신이 애지중지하던 50cc 스쿠터를 도둑맞았다. 아끼고 아꼈던 '애마'를 찾기 위해 학교 이곳저곳을 백방으로 뛰어다녔지만 허사. 우 씨는 다른 오토바이를 사기 위해 경북대 홈페이지의 '복현장터'에 매물로 올라온 오토바이를 검색하다 A씨가 오토바이 4대를 시간차를 두고 매물로 내놓은 사실을 알게 됐다. 우 씨는 혹시 A씨가 자신의 오토바이를 훔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A씨에게 전화를 걸어 매물로 올라 온 오토바이를 다 보여달라고 했지만 자신의 것은 찾을 수 없었다.
우 씨는 그러나 A씨가 전문 절도범이라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됐다. 같은 과 후배 K씨로부터 "형 것이랑 비슷한 스쿠터가 한 인터넷 오토바이 카페에 올라와 있더라."는 얘기를 들었던 것. 카페에 남긴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자 한 여학생이 "남자친구가 내놓은 것인데 곧 전화를 주겠다."고 했고 걸려온 전화는 '복현장터'의 A씨였다.
하지만 A씨는 오토바이를 훔친 장소인 경북대 학생에게는 매물을 보여주지 않았다. 치열한 머리싸움이 펼쳐지면서 A씨는 우 씨의 전화를 받지도 않았다. 이에 K씨가 대신 "곧 대학생이 되는데 스쿠터를 사고 싶다."고 전화를 걸었고 A씨가 "경북대에서 같이 학교 다닐 수도 있겠다."고 하자 "그 정도 성적은 안될 것 같은데 안타깝다."라며 안심시켰다.
그렇게 해서 K씨는 29일 오후 8시쯤 평화시장 입구에서 A씨를 만났다. K씨는 "한번 타 보겠다."며 우 씨와 후배 3명이 있는 골목으로 갔고 우 씨는 자신이 예전에 메모해둔 스쿠터 일련번호와 동일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현장에서 체포됐으며 상습 절도범으로 오토바이 5대를 인터넷에서 매물로 내놓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K씨는 "복잡한 상황이었고 A씨가 교묘하게 빠져나가던지 넘겨짚기를 하는 통에 작전 수행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며 "오토바이 일련번호를 꼭 메모해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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