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증시·펀드 주춤…"CMA로 갈아타시죠"

최근 금리 상승 반영 여유 자금 몰려

증권사가 내놓은 자산관리계좌(CMA) 인기가 최근 다시 급상승하고 있다. 최근 시중 금리 오름세를 타고 증권사들이 앞다퉈 CMA금리를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올봄까지만 해도 CMA에 넣었을 때 4% 정도 이자를 챙길 수 있었지만 지난달 말부터 5%대에 올라섰다. 불과 몇달 만에 1%포인트나 상승한 것이다.

더욱이 최근 국내외 주식시장이 갈팡질팡하면서 주식을 팔거나 펀드를 환매, '향후'를 노리는 대기자금이 늘어난 것도 CMA의 인기를 끌어올리는 이유다.

◆올려라, 올려

농협 계열인 NH투자증권은 CMA금리를 5.06%까지 끌어올려놨다. 현재 증권사 CMA 가운데 최고 금리다. 지난달 5.01%의 금리를 내세운지 한 달여 만에 금리를 인상한 것.

한국투자증권도 금리를 5.05%까지 상승시켰다.

한화증권도 26일부터 4.9%이던 CMA금리를 5%로 올렸고, 교보증권도 4.9%이던 것을 5.0%로 했다. 대다수 증권사가 금리 인상 대열에 합류하고 있는 것이다.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많이 쳐준다.'는 소문이 다시 번지면서 이달 중순(16일 기준) CMA잔액은 25조 9천964억 원에 이르러 지난달말(25조 592억 원)에 비해 불과 보름새 1조 원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10월 6조 7천360억 원에 불과하던 CMA잔액은 지난 4월말 16조 2천649억 원으로 급증하더니 이달 중순 현재 26조 원에 육박하면서 불과 1년만에 4배 이상 잔액이 불어났다.

◆무엇이 장점인가?

김용순 NH투자증권 대구지점장은 "정기예금은 안정적이고 이자도 높지만 특정기간동안 돈이 묶여있어야하는 단점이 있다."며 "그러나 CMA는 언제든지 넣고 뺄 수 있으면서도 고금리를 주는 것이 무엇보다 장점"이라고 했다.

최근 중국 펀드 환매, 주가 하락에 따른 매도 여파 등으로 상당량의 돈이 잠시 머무를 쉼터를 찾고 있어 CMA로 들어오는 돈의 행렬은 더욱 늘것이라고 김 지점장은 예측했다.

최근엔 증권사들이 CMA에 다양한 서비스도 붙여놓고 있다.

CMA시장에서 가장 점유율이 높은 동양종금증권은 CMA의 최대 약점인 입출금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은행연계계좌를 많이 늘려놨다. 국민, 우리, 신한, 씨티, 농협 등에서 입출금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나이스 등의 현금지급기를 통해 편의점과 지하철역 등에서도 24시간 현금인출이 가능해졌다.

최근엔 체크카드 서비스를 많이 얹어주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성·LG체크카드와 같은 서비스 혜택을 주고 NH투자증권은 체크카드 사용시 롯데백화점 5% 할인 및 SK주유소 리터당 50원 적립 혜택을 준다.

▶단점은 없나?

종금형상품을 파는 동양종금증권 CMA는 5천만 원까지 원금보장이 되지만 CMA는 원칙적으로 원금보장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동양종금증권은 종합금융회사라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해당 업체가 부도나더라도 최고 5천만 원까지 보호받을 수 있지만 증권사의 경우, 원금을 보호받지 못한다는 것.

CMA는 기본적으로 고객이 맡긴 돈을 기업어음(CP)이나 양도성예금증서(CD)·국공채 등의 채권에 투자해 그 수익을 고객에게 돌려주는 구조를 갖고 있다.

하지만 큰 손실을 봐서 CMA 고객들의 돈을 떼먹었다는 얘기는 전혀 들리지 않고 있다. 환매조건부채권(RP)이나 머니마켓펀드(MMF)로 운용되는 증권사CMA는 우량 국공채에 투자하기 때문에 손실을 볼 확률이 매우 낮은 것이다.

그러나 일부 증권사 상품을 제외하고는 야간 또는 휴일에 거래하는 것이 여전히 불편하고 은행만큼의 입출금 편의는 없다고 보면 된다. 자신의 자금 운용 성격을 잘 감안해 선택해야한다는 것이 금융가 사람들의 충고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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