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오리온스의 부진이 거듭되고 있다. 패배를 거듭하는 동안 짜임새 있는 공격이 되지 않고 개인 기량에 의존한 공격이 되풀이 되는 데다 선수 기용 폭도 좁은 오리온스는 빠른 속도로 펼쳐지는 전통적인 공격 농구도 완전히 잃어버렸다.
경기가 제대로 풀리지 않을 때는 수비부터 차근차근 정비를 해야 하지만 느슨한 수비는 상대 공격을 저지하지 못했다. 어렵게 득점한 뒤 쉽게 점수를 내주는 모습이 연패를 하는 내내 되풀이됐다.
오리온스는 2일 울산 모비스와의 홈경기에서 76대90으로 패배, 9연패에 빠졌다. 홈에서는 7연패. 이날도 오리온스의 허술한 플레이는 반복됐다. 패스는 제대로 되지 않았고 선수들은 동선이 겹치거나 움직임이 적어 상대 빈 틈을 찾지 못했다.
8연패 중인 오리온스와 11연패에 빠져 있는 모비스의 경기는 두 팀 모두 연패 탈출을 위한 중요한 일전. 모비스 벤치는 득점 때마다 함성을 올리며 서로를 독려했고 코트 위의 선수들도 투지가 넘쳤지만 오리온스의 플레이에는 맥이 빠져있었다.
전날 전주 KCC와의 원정 경기에서 패하긴 했지만 리온 트리밍햄(27점 9리바운드), 김병철(13점 10어시스트)을 앞세워 4쿼터 막판까지 접전을 펼쳤던 오리온스는 이날 경기에서 전반에만 29대50으로 밀리며 일찌감치 무너졌다.
전반전에 공격이 제대로 전개되지 않았다. 오리온스의 어시스트는 4개에 불과, 모비스(12개)에 한참 뒤졌다. 2점슛 성공률(47%)도 모비스(65%)만 못했다. 슛을 던질 기회를 좀처럼 잡지 못했고 날카로운 패스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반면 모비스의 우지원(21점)은 전반에 3점슛 8개를 던져 6개를 성공시켰고 함지훈(23점 7리바운드)이 골밑에서 13점을 넣으며 오리온스를 압박했다. 키나 영(20점 7리바운드)도 후반 공격에 가세, 길었던 연패 사슬을 끊었다.
모비스는 오리온스의 허술한 수비로 잡은 슛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러나 오리온스는 상대 공격수를 막는 것이 버거워 보이는 선수들을 제 때 교체하지도 않았다.
트리밍햄(20점 5리바운드), 이동준(10점 4리바운드)이 분전했지만 벌어진 점수 차를 좁히기에는 역부족. 포인트 가드로 나선 정재호의 경기 운영은 낙제점이었다. 4쿼터 때 뒤늦은 활약으로 모두 27점을 넣었지만 공격 활로는 열어주지 못했다.
신인 가드 김영수를 중용하는 방안도 고려해봐야 할 시점. 경험이 아직 부족, 실수가 나올 수도 있지만 조직적인 플레이 없이 뛰는 것보다는 낫다.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을 감안할 때 정재호에게는 게임 리딩보다 슈터 자리가 어울린다.
빠른 플레이가 힘들다면 이동준 외에 새 외국인 선수 칼튼 아론, 주태수, 이은호 등 장신 선수들을 적극 활용해 느린 템포로 가져가는 대신 높이의 농구라도 펼쳐야 연패 탈출의 희망이 있을 전망이다. 이대로라면 김승현이 돌아온대도 희망이 없어 보인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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