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 야구대표팀, 일본에 아쉬운 역전패

승부수는 류제국(템파베이)이 아니라 전병호(삼성 라이온즈)였지만 코칭스태프의 뜻대로 되지는 않았다.

2일 대만 타이중 인터콘티넨탈구장에서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아시아 지역예선 일본과의 경기에서 한국은 빠른 공을 뿌리는 류제국 대신 완급 조절에 능한 베테랑 좌완 투수 전병호를 제일 먼저 마운드에 올렸다.

빠른 공 최고 구속이 시속 130km 초반대에 불과하지만 다양하게 변하는 싱커와 구속에 변화를 주는 피칭으로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것이 특기인 전병호를 내세워 일본의 허를 찌른다는 작전을 구사했다.

전병호가 2, 3회까지만 무실점으로 막아준다면 대성공. 전병호는 1회초 선두타자 니시오카 쓰요시의 기습 번트를 잡아 아웃시킨 뒤 가와사키 무네노리, 아오키 노리치카를 내야 땅볼로 요리하며 기대 이상으로 잘 던졌다. 게다가 1회말 고영민이 선제 솔로 홈런을 터뜨려 한국은 1대0으로 앞서 나갔다.

하지만 전병호는 2회 이나바 아츠노리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오무라 사부로에게 적시타를 맞아 동점을 내줬고 2루수 고영민의 실책이 이어지며 추가점을 허용했다. 공이 낮게 제구되며 일본 타선의 집중타를 피했지만 2와 1/3이닝 3피안타 1볼넷 3실점(2자책점)을 기록하며 마운드에서 내려와야 했다.

이날 한국은 선취점을 먼저 올렸지만 곧바로 역전을 당한 뒤 고비 때마다 타선이 침묵, 일본에 3대4로 패했다. 전날 이종욱의 3점 홈런과 박진만의 솔로 홈런 등을 앞세워 대만을 5대2로 누른 한국은 이날 패배로 올림픽 직행이 어려워졌다.

3일 한국이 약체 필리핀에 이겨도 일본이 대만을 누르면 올림픽 직행 티켓은 일본의 것이 된다. 이번 예선 2, 3위 팀은 내년 3월 대만에서 열리는 2차 예선 플레이오프에 참가, 올림픽 출전권을 놓고 다시 한 번 겨뤄야 한다.

한국은 전병호의 뒤를 이어 등판한 장원삼, 한기주가 호투해 승부를 대등하게 끌고 갔지만 타선이 제때 터지지 않았다. 1대3으로 뒤진 4회 고영민의 안타에 이어 이택근의 좌중간 2루타로 1점을 만회했지만 이어진 무사 2루 기회에서 앞선 타석 때 병살타를 쳤던 김동주와 이대호가 모두 삼진으로 물러나 아쉬움을 남겼다.

8회초 일본이 1점을 더 달아나 2대4로 뒤진 한국은 8회말 다시 1사 2, 3루 찬스를 잡았다. 이종욱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따라붙은 한국은 2사 2루에서 조인성의 좌전 안타로 2사 1,3루 기회를 이어갔지만 대타 박경완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동점 기회를 날려버렸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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