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코노 피플)지역원단 전시회 연 박순호 세정회장

"대구·경북 원단들이 생각보다 품질이 상당히 높다고 느꼈습니다. 왜 이런 행사를 진작 하지 않았는 지 아쉬움이 드네요."

30일 부산 세정그룹 본사에서 만난 박순호 세정 회장은 이 회사 강당에서 열린 지역 원단 업체들의 수주전시회를 꼼꼼히 살펴보면서 대만족했다. 수주전시회는 지역 섬유업체들의 국내 판로를 위해 국내 유명 의류 브랜드 회사를 직접 찾아가 상담과 마케팅을 하는 행사로 올해까지 10여 차례 이뤄졌다.

박 회장은 "이 같은 행사는 패션 브랜드 회사와 소재 개발 업체가 윈-윈할 수 있는 것으로 앞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패션 브랜드 회사는 과거 컨버터(중간 상인)를 통해 수급하던 원단을 직거래를 통해 바로 구입할 수 있어 생산비 절감에 큰 도움이 되는 한편, 소재 개발 업체는 가격경쟁력을 갖춰 수익과 판로를 높일 수 있다는 것.

또 박 회장은 "우리 회사 만큼 세계 곳곳의 의류 정보를 많이 갖고 있는 곳도 드물다."며 "교류가 활발해지면 소재 개발 업체들은 우리 업체를 통해 패션쪽에서 원하는 상품이 뭔지, 선진국의 최신 트렌드가 무엇인지를 수시로 파악할 수 있어 손쉽게 소재 개발에 맥을 잡을 수 있다."고 했다.

박 회장은 "대구와 부산이 거리가 얼마 되지 않는데도 서로간의 교류가 없다보니 대구·경북 원단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 예로 세정이 일본에서도 많은 원단을 수입하는 데 나중에 알고 보니 대구 원단을 일본이 수입, 재가공해 비싼 값에 우리에게 다시 팔고 있었다는 것. 그 만큼 불합리한 유통구조로 서로 손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비슷한 값에 품질이 좋다면 굳이 일본이나 중국 등에서 원단을 구입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박 회장은 "과거 부산섬유패션산업연합회 초대회장을 맡으면서 부산의 천연섬유와 유명 의류메이커, 그리고 대구의 주력인 화섬이 협력하면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올릴 것으로 판단, 이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대구·경북 업체들의 무관심으로 잘 이행되지 못했다."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대구·경북 업체들이 원한다면 언제든지 자리와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세정그룹은 부산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계열사 13곳을 거느리고 있다. 특히 인디안과 NII, 올리비아 로렌 등 12개 정도의 의류 브랜드를 갖고 있으며 인디안의 경우 단일 브랜드론 최대인 3천500억 원의 연간 매출을 올리고 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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