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선후보 동행 취재] 유머·웃음…昌, 유세 내내 '여유'

이회창 후보는 1박 2일간 수도권 유세에서 상황에 따른 '표정관리'에 능란한 모습을 보여줬다. 간간이 유머감각을 보여주기도 했다. 1일에는 홀몸노인 할머니를 만나 안타까움이 배어난 표정을 지었고, 주부들의 지지모임 '행주치마 발대식' 때는 '오빠'라는 연호에 아이처럼 환한 웃음을 드러냈다.

경기도 네 곳을 도는 유세 강행군 현장에선 메시지에 따라 표정을 달리했다. 현 정부를 비판할 땐(원당 재래시장) '냉철하고 비장하게', 자신의 어려운 현실을 얘기할 때(일산 롯데백화점)는 '다소 처량하게', 농담하고 국민들에게 희망을 심어줄 때(의정부 제일시장)는 '환한 웃음으로' 표정에 변화를 줬다.

이동 중에는 시종일관 밝은 표정이었으며 예전과 달리 '썰렁 유머'도 자주 구사했다. 동승한 기자에게 "줄 건 없고 물이라도 한잔 드시라."며 종이컵에 물을 직접 따라주었고, 곧이어 "껌도 있다."며 건넸다.

또 대구방문 때의 계란투척 사건을 떠올리며 "예전에는 계란이 아주 귀한 반찬이었고 음식이었는데 요즘은 값어치가 없어져서 아무 데나 막 던진다."며 잠시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다.

첫 유세현장인 수원역에서는 날씨도 춥고 청중도 그리 많지 않자 다소 실망스런 눈빛을 보이기도 했지만 분당 서현역 앞 유세현장에선 예상보다 많이 모인 청중들을 보고 표정이 점차 밝아지며 농담도 주저하지 않았다.

이 후보는 "날씨가 추워 입에 말이 헛나오려고 한다."고 한 뒤, 연설 마지막에 "12월19일, 맨 꼴찌 기호 12번에 도장을 '확, 아니 도장을 찍으면 안되지. 그건 무효표가 되니까. 선관위 기호표시를 확실히 해달라. 그러면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한다."고 호소, 폭소를 자아냈다. 또 유세 도중 한 여성이 큰 목소리로 "사랑해요."라고 말하자 갑자기 연설을 잠시 중단하고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려 '하트♡'표시로 응답해주기도 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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