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님들, 학교로 배우러 나오세요."
학교가 학부모들을 위한 평생교육 기관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대구 15개 초·중학교가 이달부터 수강생을 모집하고 있거나 강의에 들어간 '지역과 함께하는 학교'가 그것. 이들 프로그램은 무료 참가의 기회를 주고 있을 뿐 아니라 지역과 학교 간의 거리를 좁히는 가교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현재 대구에서 '지역과 함께하는 학교'를 설립한 곳은 ▷달성의 금포초, 용계초, 죽곡초, 달성중, 가창중 ▷남부교육청 관내 대남초, 이곡초, 성산초, 도원중, 학산중 ▷동부교육청 관내 남산초, 청림초, 송정초, 시지중, 범일중 학교 등 9개 초교, 6개 중학교다. 이들 학교는 지난 9월 교육부 공모로 진행된 '지역과 함께하는 학교' 프로그램에 선정, 학교당 1천300만 원의 예산을 받았다.
학교별 세부 프로그램들을 살펴보면 시중 학원이나 백화점 등의 교육문화센터 강좌에 못잖은 내용으로 다채롭게 꾸며져 있다. 달성군 가창중학교는 지난달 28일 주민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역과 함께하는 학교' 개강식을 갖고, 내년 8월 말까지 운영에 들어갔다. 프로그램은 원어민 생활영어반, 평생미술반, 테니스반, 참살이 생활반 등 학부모들에게 인기가 좋은 4개 강좌. 수업은 빈 교실을 이용해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겨울방학 동안에도 꾸준히 이어질 계획이다. 노충식 가창중 교장은 "배움에 대한 열의가 있어도 마땅한 곳을 찾기 힘들어하던 학부모들이 학교 수업에 큰 만족을 나타내고 있다."며 "생활영어반과 테니스반은 특히 인기"라고 했다.
달성군 용계초교는 어르신들을 위한 한글교실 등 문해교육, 스포츠 댄스, 컴퓨터 교실, 가요부르기, 한지공예반 등의 프로그램을 마련, 3일까지 200명의 수강생을 모았다. 정병주 용계초 교장은 "내년 4월쯤 2기 수강생을 새로 뽑을 계획"이라며 "지난해 한지공예반을 운영해 보니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함께 무언가를 배운다는 사실에 뿌듯해하는 학부모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색적이거나 특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교도 눈에 띈다. 남산초교는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생활스피치·리더십 강좌를 마련해놓고 있으며, 가정학습·가정독서지도 등 학부모 역할 교육도 실시할 예정이다. 범일중에서는 바른 자세를 위한 요가 프로그램을 개설했고 워드프로세서, 포토샵 등 컴퓨터도 교실도 열고 있다. 성산초교는 가야금, 거문고 등 국악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며, 도원중은 올해에 이어 '학모대학'을 확대·운영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정병표 도원중 교장은 "'지역과 함께하는 학교' 사업으로 학부모와 주민들에게 더 나은 평생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반드시 무언가를 배운다는 목적이 아니라도 내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 대한 정보나 이해도를 높이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김세환 "아들 잘 부탁"…선관위, 면접위원까지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