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표 가수' '트로트의 황제'. 모두 가수 나훈아를 수식하는 말들이다. 나훈아만큼 오랜 세월 히트곡을 낸 가수는 없었고 지금까지 그가 선사한 불멸의 히트곡은 한국가요사에 길이 빛날 것이다. 하지만 나훈아의 진정한 매력은 독창적인 창법으로 많은 관객을 눈짓 한번, 손짓 한번으로 울고 웃기는 그래서 연일 매진을 기록하는 그의 라이브 공연이라 하겠다.
필자가 대학에서 연예매니지먼트학을 강의한 적이 있는데 나훈아만의 철저한 자기관리를 강조한 '스타론'을 대표적 성공사례로 들었다. 필자가 생각하는 '스타론'이란 '연예인들은 일반인들에게 항시 신비감을 가지게 해야 하고 자신만의 독특한 매력과 확실한 철학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훈아 '스타론'의 핵심은 확고히 정립된 무대철학에서 오는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1980년대 이후 오직 라이브 무대만을 고집해 왔다. 밤무대에서도 상상을 초월하는 개런티를 받는 계약은 당시로서는 파격이었다.
대신 그 지역의 다른 무대는 오르지 않고 그곳에서만 최고 무대를 보여 주겠다는 나훈아만의 자존심은 훗날 방송국조차도 섭외하기 힘든 스타파워의 시초였다. 그를 만나려면 공연장이나 명절 특집 방송프로에서만 가능했다. 2시간 특집방송마저도 방송 관계자의 간섭 없이 나훈아가 직접 레퍼토리를 만들고 연출을 맡아 진두지휘할 만큼 그의 자존심은 대단했다.
또 지방이나 외국공연이 있을 때는 그 지역 최고 호텔 로열스위트룸에서만 머물렀고 대통령을 방불케 하는 수행원을 거느리며 당대 최고 스타로서 최고의 모습이 아니면 팬들 앞에 나서지 않겠다는 나름의 고집스런 자존심이 나훈아의 철학이었다.
그런 그가 가요계 데뷔 40년 동안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콘서트를 취소하면서 1년 가까이 잠행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에는 외국에서 귀국했다는 사실만 확인될 뿐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가정 불화설에서 중병설에 이르기까지 확인되지 않는 소문에 그를 사랑하는 많은 팬들의 궁금증은 더욱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적어도 필자를 비롯한 수많은 팬들에게 나훈아는 그의 노랫말처럼 '보고 또 보고 또 쳐다봐도 싫지 않은' 가수이다. 이유야 어떠하든 한국을 대표하는 가수로서 또 팬들의 사랑으로 일생을 살아온 연예인으로서 그를 염려하는 팬들의 궁금증을 하루 속히 풀어주어야 하지 않을까. 이번 설 연휴 특집방송에서 독특한 꺾기창법에 아랫입술을 깨물고 관객을 향해 웃음 짓는 나훈아를 볼 수 있기를 바란다.
배성혁(예술기획 성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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