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무소속 후보 부부가 대구발(發) '창 바람' 일으키기에 부창부수(夫唱婦隨)로 전력투구하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달 13일 대구를 방문한 데 이어 3일 또다시 이달 첫 지역 방문지로 대구를 찾았다. 지난 방문 때와 같이 이번에도 하룻밤을 머물고 4일 울산·부산 방문길에 나섰다.
이에 앞서 부인 한인옥 씨는 지난 주말 대구를 찾았다. 1일 대구 대성사 법회 참석을 시작으로 약령시 다구(茶具) 거리, 동화사를 거쳐 부인사에서 하룻밤을 지냈다.
다음날엔 계산성당에서 미사에 참례한 다음 예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후원해 왔던 이상화 고택 복원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또 남편이 아직 찾지 못했던 칠성시장을 찾아가 상인들을 만난 뒤 안동을 거쳐 서울로 올라갔다.
바로 다음날인 3일 대구를 찾은 이 후보는 동성로·서문시장을 오가며 뜨거운 구애를 펼쳤다. 한 여사는 대선(12월 19일) 전 다시 한번 대구를 찾아 숨은 곳에서 남편을 내조할 계획이다.
이 후보는 2일 기자와의 동행취재 때도 "첫 방문지 대구는 내 뜻을 가장 잘 알아주는 곳"이라며 "꼭 당선돼서 은혜를 갚고 싶다."고 거듭 밝힌 바 있다.
3일 대구 동성로 유세에선 "한나라당 후보 때문에 대구를 사랑하는 박근혜 전 대표가 볼모가 돼 있다. 그 후보 때문에 한나라당을 사랑하는 대구시민 여러분의 마음이 볼모가 되고 있다."며 '박근혜 볼모론'을 폈다.
그는 이어 "그 후보 때문에 한나라당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제대로 된 정권교체를 위해서 그 볼모를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서문시장으로 옮긴 이 후보는 1천500여 명이 모인 유세장에서 "불의를 못 참는 대구시민이 저에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리라 확신한다."며 대구의 바닥 표심을 자극했다.
이날 그는 유세 도중 여러 차례에 걸쳐 "사랑하는 대구 시민 여러분"이란 말을 반복하면서, "대구는 마음의 고향", "대구에 올 때마다 감회에 젖고 옛정에 항상 마음이 아려왔다."며 정서적 접근을 시도했다.
한나라당을 탈당한 뒤 이 후보 캠프에 합류한 곽성문(대구 중·남구) 의원도 동성로 유세에서 연사로 나와 "제가 탈당하겠다고 말씀 드린 날 박 전 대표는 '저도 곽 의원과 생각이 똑같다. 며칠만 더 기다리세요'라고 했다."며 박 전 대표가 이 후보와 뜻을 같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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