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섬유업체들은 품질에 비해 마케팅이 다소 떨어진다고 봅니다. 대기업이 아닌 이상 회사 스스로 마케팅을 하는 것은 한계가 있고요. 이를 타개하기 위해 대구·경북 원단업체들과 협력해 공동 브랜드를 만드는 구상을 하고 있습니다. 또 기술력이 뛰어난 대구·경북 섬유업체들을 선별해 고어텍스 등 세계적인 원단 브랜드와 거래할 수 있도록 다리를 놓을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3일 섬유지식산업연구회 세미나 참석차 대구를 찾은 성기학 (주)영원무역 회장은 지역에 투자 보따리를 푼 데 이어 여러가지 지원 구상도 밝혔다. 성 회장은 지난 10월 대구시와 이시아폴리스 등과 협의해 영원무역 대구사무소를 대구·경북디자인센터에 입주시키고 향후 연구개발 센터와 마케팅 센터, 부산에 자리한 물류센터 등을 대구 동구 '이시아폴리스'로 이전한다는 투자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성 회장은 "원단도 이젠 브랜드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으면 가격경쟁력으로 싸워야 하는데 이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라는 것. 여러 원단업체들을 묶어 소재별로 공동브랜드를 만들고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성 회장은 최근 영원무역의 본사 이전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못 박았다. 성 회장은 "원단 개발과 마케팅 강화를 위해 섬유 인프라가 어느 지역보다 잘 갖춰진 대구에 사무소를 두고 기반시설을 갖추기로 한 것"이라며 "앞으로 대구·경북에 이전되는 시설을 적극 활용해 부가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근 강조되고 있는 신소재 개발에 대해 성 회장은 확실한 전략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성 회장은 "신소재 개발이 중요한 과정이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대량생산에 이르기까지의 앞선 단계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단순히 수익 창출을 하지 못하는 신소재 개발은 뜬구름 잡는 것과 같다는 것.
밀라노프로젝트에 관해서도 의미있는 조언을 했다. 성 회장은 "우리는 평소 돈을 가지고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한다."면서 "이것은 비경제적인 사이클을 만들게 된다."고 했다. 돈을 안 가지고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해 점차 돈을 아끼면서 사업을 해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1974년 회사를 설립한 이래 한 차례도 적자를 기록하지 않은 비결에 대해 성 회장은 "예측 가능한 경영을 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주위에서 여러 사업을 확장하니까 마치 모험처럼 보고 있지만 실상은 모두 계산된 모험이라는 것. 성 회장은 "우리 회사는 벤처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예상할 수 있는 경영을 한다."고 했다.
영원무역은 세계적인 의류 메이커인 노스페이스와 나이키, 폴로 등의 제품을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제조하고 있는 업체로 전세계에 6만여 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액은 4천500여억 원에 이른다. 방글라데시와 중국 칭다오, 베트남 하노이, 엘살바도르 등 세계 4개국에 자체 생산기지를 갖고 있으며 전세계 14개 도시에 해외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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