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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환자들 위해 선율 선사한 음대생 '화제'

▲ 영남대병원 로비음악회에서 5년째 매주 첼로를 연주하고 있는 윤혜진(사진 오른쪽) 씨.
▲ 영남대병원 로비음악회에서 5년째 매주 첼로를 연주하고 있는 윤혜진(사진 오른쪽) 씨.

병원에서 환자들에게 5년째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하고 있는 음대생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영남대병원이 매주 금요일 열고 있는 '고객사랑 로비음악회'에서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첼로를 연주하고 있는 윤혜진(24·계명대 음대 관현악과) 씨. 대학 신입생이던 2003년부터 피아노 3중주의 일원으로 참여한 윤 씨는 최근 200회 연주를 기록했다. 처음엔 학교 선배의 손에 이끌려 시작했지만, 지금은 선배, 동료, 후배 등 많은 연주자들이 개인 사정으로 도중하차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묵묵히 '로비음악회'를 이끌어 가고 있다.

"병원에서 연주한다는 것이 낯설고 어색하며, 음악을 얼마나 이해해 줄까 싶어 내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잘못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듣고 싶은 곡을 신청하는 사람,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도 많으셨거든요."

윤 씨는 환자들에게 낯설지 않은 연주회가 되기 위해 곡 선정에 신경을 썼다. 클래식 위주가 아니라 누구나 들으면 알 수 있는 가요, 영화음악 등도 많이 포함했다.

윤 씨는 "처음엔 실수가 잦았고, 시끄럽다며 불평하는 분들도 많았지만 악기 핀이 미끄러진다고 몸에 붙은 반창고를 떼어 악기에 붙여주던 환자, 연주가 끝났는데도 뒤늦게 와서 연주를 부탁하는 환자 등 호응을 해 준 분들이 많아 기뻤다."고 했다.

최선호 영남대병원 대외협력팀장은 "로비음악회가 환자들이 기다리는 행사로 자리를 잡는 데는 윤 씨의 꾸준한 봉사가 밑바탕이 됐다."고 했다. 2일 중등교사 임용시험에 응시했다는 윤 씨는 "고향이 경남 진해여서 졸업을 하면 더 이상 영남대병원에서 연주하는 것이 어렵지만, 이 음악회가 중단되지 않도록 바통을 이어받을 사람을 찾아놓고 대구를 떠나겠다."고 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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