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폭등,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 대출) 부실 여파 등으로 향후 경제상황이 불투명한 가운데 물가마저 급등 추세다. '저성장-고물가'의 스태그플레이션 조짐이 엿보이는 것이다. 더욱이 최근 금융시장에 돈 가뭄이 심각해지면서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올리고 있어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통계청이 어제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11월 대비 3.5%나 올랐다.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치를 돌파하기 직전이다. 한마디로 물가관리에 비상이 걸렸다는 얘기다. 특히 서민생활과 직결된 생활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1년 전과 비교해 4.9%나 올랐다. 유류와 채소값이 큰 폭으로 뛰어 생활물가 상승을 주도했고, 시내버스와 전철 요금도 두 자릿수 인상폭을 나타냈다.
그러나 정부의 물가안정대책은 미덥지 않다. 고작 공공요금과 농축산물 가격 인상 억제를 통해 물가상승 압력을 관리하겠다는 정도다. 문제는 물가를 잡기 위해 한국은행이 총통화를 관리하기가 여의치 않다는 점이다. 채권시장을 비롯한 금융시장의 상황이 통화 공급을 되레 늘릴 것을 주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세계의 공장' 중국이 '디플레 수출국'에서 '인플레 수출국'으로 변하면서 공산품값 상승압력이 커진데다 원-달러 환율까지 올라 수입상품값마저 오름세다. 물가 불안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대외 악재와 물가불안이 겹칠 경우 서민들의 애옥살이 살림은 더욱 고달파지게 된다. 하지만 정부는 유류세 인하 등을 통한 물가안정 대책은 제외하고 있다. 물가 상승세가 가파르게 진행되면 불가피하게 스태그플레이션이 도래할 수도 있다. 참여정부의 마무리가 스태그플레이션이면 곤란하지 않겠는가.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김세환 "아들 잘 부탁"…선관위, 면접위원까지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