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고착되고 있는 대구의 지역 간, 고교 간 학력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교육당국이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시해 원인을 분석하고 선의의 경쟁을 유발, 개별 학교의 교육력을 높이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학생 수, 학급 규모 등에 따라 획일적인 양상을 보이는 학교 지원이나 교원 인사 등에서도 취약지 학교 중심의 차별적 정책 도입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3일 본지에 나타난 고교 간 학력 격차 실태를 접한 많은 고교 관계자들은 "차이가 날 것이라고는 생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모든 평가의 결과를 교육청이 독점한 채 공개하지 않는 소극적 자세부터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교사들은 특히 고교 입학때의 성적은 물론 연계된 초·중학교별 학력진단평가 결과도 교육계가 내부적으로 공개·분석해 서울대 입학생 수 등 단편적인 대학 입시 결과로 고교를 평가하는 관행부터 깨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대구시 교육청은 정보 공개로 인한 고교 간 과열 경쟁을 우려하고 있지만 우려할 정도로 지나치게 전개되지는 않을 것이란 예측이 대부분이었다. 대표적으로 대구 달서구 월성·상인·대곡 지역 고교들의 경우 내부 경쟁이 조금씩 뜨거워지면서 큰 부작용 없이 몇 년 사이에 수성구 고교 못지않은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2007학년도 수능이나 지난 4월 연합학력평가에서도 이 지역 고교들은 상위 10위 이내에 이름을 올리거나 10위 권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준별 수업, 방과후 프로그램 등을 통한 학력 제고는 물론 학생 특성에 맞는 인성과 특기교육도 학교별로 다양하게 추진되면서 상호 상승 효과를 가져왔다는 것.
달서구 성서와 북구 칠곡 등도 인접 고교들끼리 정보를 공유하면서 선의의 경쟁을 통해 학교 발전을 모색하는 분위기가 자발적으로 번지고 있다. 북구 한 고교 교사는 "지난해부터 우수 학생 유치를 위해 중3 대상 입학 설명회를 여는 학교가 많아지고 학교 단위 통합논술 프로그램 연구 등 자구책 마련에 애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고교별 지원과 교원 인사 등에서도 학력 격차 해소에 초점을 맞춘 과감한 정책 도입이 절실한 것으로 지적된다. 한갑수 대구진학지도협의회장은 "지난 10년 가까이 대구는 경쟁과 평가의 부작용만 강조하다 보니 부산·인천 등에도 점차 뒤지는 결과를 낳고 있다."며 "학력이 낮은 학교들의 요구를 정확하게 파악해 우선 지원하는 등 정책적 배려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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