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배려 의무를 위반해 종업원을 죽음에 이르게 한 석면관련 회사에 거액의 손해배상을 명령한 법원 판결이 처음으로 나왔다.
대구지법 민사 52단독 김세종 판사는 4일 2년여간 석면제조 회사에 근무하다 석면에 노출돼 암의 일종인 악성 중피종으로 숨진 원모 씨의 유가족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회사는 1억 6천여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회사는 석면관련 전문회사로서 석면의 위험성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근로자들에게 석면으로부터 보호될 수 있는 보호복과 보호마스크, 장갑 등을 전혀 지급하지 않았고, 석면먼지나 가루가 완전히 환기될 수 있는 환기시설도 설치 않았으며, 석면의 위험성에 대한 안전교육을 실시하지 않는 등 종업원의 안전배려 의무를 위반한 잘못이 일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지난 1976년부터 2년여간 부산 연제동에 있는 석면관련 회사에 근무하던 원 씨는 2004년 악성 중피종 진단을 받고 투병생활을 하다 지난해 10월 숨졌다.
한편 이번 판결은 석면피해자에 대해 관련회사의 안전의무 소홀 책임을 물어 손해배상을 명한 최초의 판결로, 석면피해와 관련된 대규모 소송의 기준이 될 전망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최근 7년간 우리나라에서 46명이 석면관련 질환(폐암 28명, 악성 중피종 13명)으로 사망했으며, 잠복기가 10~40년에 이르러 피해자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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