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담소 자리에서 나온, 50대에게 필요한 미덕 10가지다. 1.일일이 간섭하지 마라 2. 이유를 대지 마라 3. 삼삼하게 살아라 4. 사생결단하지 마라 5. 오예(oh yeah!)하지 마라 6. 육체적 접촉을 많이 하라 7. 70% 정도에 만족해라 8. 팔팔하게 살아라 9. 구질구질하게 살지 마라 10. 열어라 지갑.
비단 50대에만 해당할까. 새겨보면 하나하나 일리가 있는 것이 연령을 뛰어넘어 두루 우리 삶에 비타민과도 같은 말들이다. 이것들만 명심해서 잘 지켜도 한 세상 잘 살아낼 수 있을 성싶다. 아니, 이 정도로 살기도 보통 사람에겐 여간 힘들지 않을 것 같다. 자기 생각과 다르면 일단 간섭부터 하고 싶어지고, 남을 이해하기보다 내 생각대로 재고는'참 이상한 사람이야' 식으로 일갈해 버리는 것이 우리다. 허섭스레기 같은 것에 목숨을 걸다 진짜로 목숨을 잃는 어리석음도 종종 본다. 남보다 무조건 앞서야 하고, 남의 머리꼭대기 위에 올라가야 성공인 줄 안다. 100%도 모자라 200, 300% 만족을 위해 앞만 향해 냅다 달리다 진창에 빠지기도 한다. 예전엔 '굵고 짧게'가 멋있어 보였지만 요즘은 구질구질할지언정 '가늘고 길게'를 선호한다.
며칠 전 한 은행장의 타계 소식은 많은 사람을 착잡하게 만든다. 57세의 젊은 나이도 아깝고, 훌륭한 경제인 한 명을 잃었다는 사실도 애석하다. 기업 쪽을 배려하는 남다른 경영철학과 괄목할 만한 업무 성과로 지난봄 국책은행장으로는 이례적으로 연임에 성공했다. 잇따라 생애 첫 홀 인원도 기록했다. 모두가 일생에 한 번 오기 힘든 경사다. 그의 삶은 축복으로 가득 찬 듯 보였을 게다.
그런데, 난데없이 好事多魔(호사다마)라는 복병이 발을 걸었다. 그리고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게 했다. 인생이란 이다지도 변덕스럽고 무정한 것인가!
하기야 일찍이 마하트마 간디의 말에 삶의 이런 속성에 대한 관조의 지혜가 담겨 있다. '세상은 서로 반대되는 것들로 가득하다. 행복 뒤에는 슬픔이 있고, 슬픔 뒤에는 행복이 있다. 햇빛이 비치는 곳이면 어디든 그늘이 있고, 태어남이 있는 곳에는 죽음이 있다….' 간디는 그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집착하지 않는 삶'을 강조했다. 하지만 우리 凡人(범인)으로서야 어디 쉬운 일인가. 남을 이해하는 것조차 제대로 안 되는데….
전경옥 논설위원 siriu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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