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채널돋보기)쓰레기를 쓰레기로 둔갑시켜?

KBS 2TV 추적 60분…'쓰레기게이트' 추적

5일 오후 11시 5분 KBS 2TV 추적 60분은 '2007 실태보고, 누가 쓰레기 부자를 만드는가'를 방송한다.

환갑이 넘은 W업체 환경미화원 엄모 씨. 주업무는 가로 청소였지만, 손재주가 좋은 그는 청소보다 업체 대표 개인의 일에 동원되었다. 대표 소유의 펜션에서 허드렛일을 했고, 이사 명의의 주유소에서 장마철에 무너진 둑을 쌓았다.

많게는 하루 15명의 미화원들이 업체의 제2부지인 둔둔리로 강제 사역을 나가 돌을 쌓고 잔디를 심었다. 사역을 할 때는 업체 이름이 적힌 작업복을 벗고 사복을 입어 소속을 드러내지 말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W업체는 미화원들에게 기본적인 것마저 제공하지 않았다. 근무 중 사고가 나도 산재처리를 해주지 않았으며, 청소도구도 각자 구입하게 했다.

올 초 거제시에서는 '쓰레기게이트'라 불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현직 시의원이 관리이사로 있는 민간위탁대행업체가 4억 2천800여만 원의 부당이득을 취했음이 밝혀진 것. 문제의 T업체는 가능한 모든 방법의 불법과 비리를 동원했다. 한 사업장에서 처리비를 받고 수거한 음식물 쓰레기를 다시 거제시 쓰레기로 둔갑시켜 이중의 돈을 챙겼다. 톤당 처리비용을 받을 수 있는 쓰레기엔 콘크리트를 섞어 톤수를 부풀렸다.

2007년 현재 전국 230개 지방자치단체 중 76%에 해당하는 175개 시·군·구에서 청소 민간위탁대행을 시행 중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2005년 한 해 대행비만 8천450억 원에 달한다. 위탁대행을 시행 중인 175개 시·군·구 중 47.4%에 해당하는 83개 시·군·구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었다.

시민단체와 노동단체들은 현재의 민간위탁대행제도는 실질적인 예산절감 효과가 없다고 지적한다. 뿐만 아니라 환경미화원들의 삶을 열악하게 만들고, 부패의 고리가 되고 있다며 근본적인 재검토를 주장하고 나섰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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