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의 한 초교가 교내 도서관의 도서구입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전교생에게 '수금용지(?)'를 돌려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학부모가 교육청 및 학교 등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 소동을 빚고 있는 것.
북구의 B초교는 지난달 20일 전교생 1천200명에게 '학교사랑 도서 보내기 운동에 동참합시다'라는 안내문을 통해 '학교재정이 넉넉하지 않아 장서가 부족하므로 학교발전기금을 적극적으로 도와달라.'는 안내문을 배부했다. 여기엔 은행계좌번호, 계좌당 1만 원이라는 안내와 함께 학부모가 입금할 때 기부금액과 학생의 학반, 이름을 적도록 돼 있었다.
이 때문에 일부 학부모 사이에서는 기금을 내지 않으면 자녀가 학교에서 차별대우를 받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한 학부모는 "취지는 좋다고 하더라도 전교생에게 수금용지를 돌린 셈이고, 학생의 학반, 이름을 써넣으라고 한 것은 반강제적인 동참 권유 아니냐."며 "자식들이 선생님한테 미운털이 박힐까봐 안 낼 수도 없어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교장과 학교운영위원들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전했다. 지난달 29일 이 학교 운동장에서 만난 한 학생은 "안내문을 아직 엄마한테 보여주지 못했다."며 "돈 달라는 얘기를 꺼내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학교는 교육청 차원에서 다양한 독서운동을 벌이고 있어 부족한 도서 수를 채우기 위해 학교발전기금을 걷게 됐고, 운영위원회의 심의 및 의결을 거친 사항인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학반, 이름을 적도록 한 것은 오해받을 수 있는 만큼 협의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것. B초교 교장은 "학교가 설립된 지 28년밖에 되지 않아 동창회가 아직 구성되지 못한 상태여서 기금 모금이 어렵고 학교 재정도 부족해 운영위원회를 열어 결정하게 됐다."며 "보는 시각에 따라 오해를 살 수도 있지만 취지가 좋고 또 자녀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만큼 좋은 방향으로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해명했다.
한편 B초교는 지난달 20일부터 열흘 동안 200만 원 정도의 기금을 모았는데, 지난해 교실 2개를 합쳐 도서관을 리모델링했고 현재 1만 8천여 권의 도서를 소장하고 있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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