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민이 추위에 벌벌 떨고 있다. 고유가의 탈을 뒤집어쓴 악마가 조금씩 다가온다. 내복맨이 시민에게 내복을 권하지만 멋을 부린 시민은 거절한다. 두 번째 고유가가 다가오지만 시민은 여전히 내복을 거부한다. 내복과 고유가가 칼을 빼들고 혈투를 벌인다. 인간이 그 가운데에서 고뇌한다. 초고유가가 검은 천을 휘두르며 덮쳐오자 시민은 소용돌이에 휩싸이고 결국 내복을 입고 고유가를 무찌른다.
내복입기 퍼포먼스가 벌어진 4일 낮 대구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광장. 추위를 피해 종종걸음치던 시민들이 하나 둘 모여 퍼포먼스를 지켜봤다. 대구녹색소비자연대와 대구흥사단이 함께 마련한 '겨울철 난방에너지 절약을 위한 거리 내복 콘서트'이다.
내복만을 입고 퍼포먼스를 벌였던 곽동현(23·계명대 연극예술과2) 씨는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세상이 바뀐다."며 "내복을 입고 건강을 지키자."고 말했다.
안재홍 대구녹소연 사무국장은 "겨울철 사용되는 에너지의 40%는 방열비인데 내복을 입으면 체온을 3℃ 높일 수 있어 1조 5천억 원 상당의 에너지 절약 효과가 있다."고 했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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