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작년 수능 3개영역 대구 1위…오성고의 '대반란'

▲ 오성고가 2007학년도 수능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나면서 학습관리 등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4일 첫 시작한 오성고의 논술수업 모습.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 오성고가 2007학년도 수능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나면서 학습관리 등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4일 첫 시작한 오성고의 논술수업 모습.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오성고의 재발견.'

본지가 3, 4일 보도한 '2007학년도 수능 및 모의고사 대구 고교별 등급 성적'에서 단연 눈길을 끈 학교는 오성고등학교였다. 오성고는 2007학년도 수능에서 대구 56개 일반계 고교 중 언어·수리 가·외국어 등 3개 영역에서 1위(수리 나는 6위)를 차지했다. 특히 수리 가는 38%, 외국어는 41.3%의 학생들이 2등급 이상을 차지했다. 보도 직후 '이 정도로 성적이 뛰어난가.', '통계가 틀린 것이 아니냐.'는 놀라움 반 의심 반의 반응이 쏟아졌다. 오성고 교사들조차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었던 자료이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도 이 정도로 잘한지는 몰랐다."며 고무된 분위기를 전했다.

오성고가 쟁쟁한 수성학군의 틈바구니 속에서 이 같은 성공을 거둔 비결은 무엇보다 적극적인 학업관리에서 찾을 수 있다. 2000년부터 운영 중인 '학력 분석 시스템'은 이미 정평이 나있다. 교사들은 매년 4~6회씩 모의고사를 치를 때마다 상위 30% 학생들의 답안지를 체크해 개인·과목별 성적 분석 파일을 만든다. 이를 바탕으로 추출한 출제·오답경향은 복습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시험 바로 다음날 수업부터 자료로 활용된다.

1학년 때부터 이런 식의 관리를 하기 때문에 학생 개인별 취약 과목을 한눈에 알 수 있다는 것. 축적된 기출문제는 프린트물로 만들어져 수업시간 중 학생들에게 배포된다. 추인엽 교무부장은 "기출문제·오답노트 등 프린트물이 연간 100만 장에 달한다."며 "문제풀이식 수업으로 학생들의 시험 적응력을 향상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또 수능 전 영역에서 두각을 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오성고만의 고집스런 노하우가 있었다. 수리의 경우 학급별로 2명의 수학 교사가 번갈아 수업을 담당하는 점이 이색적이다. 교과서 순서대로가 아니라 2명의 교사가 각기 다른 단원을 맡아 가르친다. 때문에 타 학교에 비해 수업 진도가 빠르다는 것. "학생들 입장에서는 다른 스타일의 수업방식을 경험할 수 있고, 교사들끼리도 자연스럽게 경쟁을 유도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점심시간도 타 학교보다 20분 짧다. 전교생은 5교시 수업이 시작되기 전 20분 동안 외국어 듣기와 언어 듣기 연습을 한다. 듣기 파트의 실점만 줄여도 전체 성적을 크게 올릴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3년 내내 학교에서 듣기 연습을 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따로 시간을 내 듣기 공부에 매달리지 않아도 된다.

송인환 오성고 교장은 "현재 3학년의 입학 당시(2005학년도) 중학교 성적을 분석해 보면 내신 1등급 학생 비율이 3.8%로 수성학군의 다른 학교에 비해 투입 성적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며 "이런 불리함 속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데는 전 교사가 성적향상에 사활을 걸고 노력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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