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 의혹과 이명박 후보는 무관하다는 검찰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이면계약서는 위조된 것이며 주가조작, BBK와 다스 소유도 억측이었음이 드러났다. 그러나 대통합민주신당은 수사결과를 수용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핵심 피의자 김경준 씨가 장모에게 건넨 한 건의 메모지를 이유로 들었다.
검찰이 이명박 후보에게 유리한 진술을 해주면 형량을 낮춰주겠다고 회유했다는 내용이 담긴 메모다. 검찰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대통합민주신당은 김 씨의 주장을 근거로 5일 유세를 중단하고 규탄대회를 벌이기로 했으며, 검찰수사팀 교체와 재수사, 특검법 발의 등의 행동에 돌입했다.
파렴치한 범죄경력을 의심받고 있는 김경준 씨의 한마디에 대선이 요동 친다는 것은 난센스요 코미디다. 문서 위조, 주가 조작 및 384억 원 횡령 혐의자의 말을 여과 없이 믿으라는 것은 무리다. 아무리 진흙탕 싸움이라도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최소한의 양식과 근거는 갖춰야 한다. 범죄 혐의자를 앞세워 진실 운운한다는 것은 스스로에게도 부끄러운 일이다.
신당은 결국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으니 이를 부인하고 재수사 또는 특검을 하겠다는 것이다. 지난달 29일 60여 명, 어제 40여 명이 검찰에 몰려간 것도 자신들의 심증대로 수사결과를 만들어내라는 소리나 다름없다. 그런 논리라면 법이 있을 필요가 없다. 범죄에 대한 법적 진실과 대선의 정치성을 분간치 못하는 혼돈이 아닐 수 없다.
신당이나 여타 정당들의 태도로 보아 이번 수사결과 발표 이후로도 BBK 공방은 수그러들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비전과 정책경쟁은 물건너가고 범죄 혐의자를 앞세운 아귀다툼만 격화될 것이다. 허위 폭로자, 범죄 혐의자가 등장하고 검찰이 이를 정리하는 대선전은 이제 종식돼야 한다. 후보자들은 자신들의 유불리가 아니라 대의와 양식을 앞세우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집권만 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은 이제 통해서도 안 되고 통하지도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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