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겨울철 자주 겪는 안전사고 '위기탈출 넘버1' 아시나요

화상 물집 터뜨리면 감염 위험

겨울에는 전열기구를 잘못 사용하거나 음식을 조리하는 과정에서 화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겨울에는 전열기구를 잘못 사용하거나 음식을 조리하는 과정에서 화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몸을 잔뜩 움츠리게 되는 계절이다. 겨울에는 건조하고 추운 날씨, 난방기를 비롯한 각종 전열기구 사용 등으로 인한 안전사고가 발생하기 쉽다. 겨울철에 겪을 수 있는 응급상황이 닥쳤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알아봤다.

◆화상을 입었을 때

난방기구, 스팀청소기, 다리미 등을 사용하거나 음식을 조리하는 과정에서 화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화상은 뜨거운 물이나 기름에 의한 열탕화상, 불에 의한 화염화상, 전기에 의한 전기화상, 화학물질에 의한 화학화상, 그리고 뜨거운 화기가 호흡기에 손상을 주는 흡입화상 등이 있다. 가정에서 자주 발생하는 화상은 열탕화상이다. 2, 3도 이상의 심한 화상, 상처 범위가 넓은 열탕화상, 흡입화상이나 전기화상은 병원에서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이런 경우에는 상처 부위를 소독거즈나 붕대, 아니면 깨끗한 수건으로 살짝 감싼 뒤 환자의 호흡 상태를 잘 관찰하면서 빨리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가벼운 열탕화상이 발생했을 때는 상처부위의 옷을 벗기고 천천히 흐르는 찬물에 화상 부위를 적어도 10분 이상 식혀줘야 한다. 이때 화상 부위를 씻으려고 문질러서는 안 되며, 피부에 생긴 물집(수포)을 터뜨리지 않도록 한다. 감염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1도 화상이나 수포 형성이 적은 가벼운 2도 화상일 경우에는 바셀린 연고나 항생제 성분의 연고를 바르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상처 부위를 소독붕대나 깨끗한 수건, 헝겊 등으로 덮어준다. 또 부기나 통증을 덜려면 화상 부위를 심장보다 높게 하면 도움이 된다.

◆'앗! 코피가 나요.'

겨울에는 집안이 건조하고 실내외 기온 차이가 심해 코감기나 축농증이 잦아지거나 악화되기 쉽다. 이 때문에 코피를 흘리는 경우도 많이 생긴다. 물론 고혈압, 머리나 얼굴의 외상, 비염, 출혈성질환이 '코피'의 원인이 되기도 하며, 코를 너무 세게 풀거나 코를 지나치게 후벼서 피가 날 수도 있다. '코피'가 나면 양쪽 코를 압박하거나 찬 수건으로 코를 찜질하면 출혈을 멈추게 할 수 있다. 구체적인 응급처치 요령은 다음과 같다. ▷환자를 편한 자세로 앉힌다. ▷고개를 약간 앞으로 숙인다. 고개를 뒤로 젖히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렇게 하면 피가 후두로 넘어가고 기도로 흡입되거나 기침, 구토를 유발해 '코피'를 악화시킬 수 있다. ▷소독거즈나 깨끗한 수건을 콧등에 대고 적어도 5분 이상 압박한다. ▷압박으로 어느 정도 지혈을 한 뒤 찬 수건이나 얼음주머니를 코에 얹어 혈관을 수축시키면 지혈효과를 높일 수 있다. ▷머리나 얼굴 외상에 의한 출혈인 경우 환자의 머리가 심장보다 높은 자세(앉히거나 비스듬히 기댄 자세)로 기도를 유지하면서 응급실로 옮긴다.

◆넘어져 삐거나 뼈가 부러지면

빙판길을 걷다가 넘어져 발목을 삐거나(염좌) 뼈가 부러져(골절) 병원 신세를 지는 사람들이 많다. 골절된 부위가 심하게 변형됐거나, 뼈가 피부를 뚫고 나온 골절인 경우에는 환자를 되도록 움직이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담요나 베개를 골절된 다리에 받쳐서 편안한 자세를 갖도록 하고, 상처부위를 소독거즈나 깨끗한 수건으로 덮어 세균의 침입을 덜 받도록 해 준다. 119구조대에 신고해 현장에서 응급처리를 받게 한 뒤 응급실로 간다. 변형이 없는 단순골절이나 관절을 삔 경우에는 통증과 함께 붓고 멍이 든다. 이런 경우 편안한 자세를 갖게 한 뒤 가능한 한 움직이지 않도록 한다. 마찬가지로 담요나 베개를 이용해 손상된 다리를 편안하게 하고 가능하면 심장보다 높이 올려준다. 만약 손상 뒤 30분 이내이면 20분 정도 얼음찜질을 하면 부기와 통증을 덜 수 있다. 단순히 삐기만 했다면 탄력붕대로 손상된 관절을 포함한 그 주변을 넓게 감아 관절의 운동을 제한시켜 주는 것이 좋다. 하루가 지나고 부기가 가라앉기 시작하면 온열찜질을 해서 손상 부위의 혈액순환을 도와주면 회복이 빨라질 수 있다.

◆운동으로 건강한 겨울나기

겨울에는 추위로 인해 근육이나 관절의 유연성이 떨어진다. 따라서 운동을 할 때는 시작하기 전에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야 한다. 손목, 팔꿈치, 어깨 등의 근육을 풀어주고 가벼운 뜀뛰기를 하면 된다. 만약 하체 근육을 충분히 풀어주지 않고 달리거나 걷기 등 유산소 운동을 하면 상체에 힘이 들어가 목 부위가 뻣뻣해지고 무릎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다. 또 겨울에는 체온조절을 위한 기초대사량이 증가해 에너지 소비가 는다. 따라서 운동량을 최대운동량의 60~70% 수준에 맞춰 하루 20~60분 정도 운동을 하는 것이 적당하다. 고혈압이나 심장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급격한 온도 변화가 없는 실내에서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추운 곳에서 운동을 하다 보면 혈관이 수축되는 반면 심장 박동이 강하게 이뤄져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운동 뒤엔 체력이 많이 소모된 상태이기 때문에 면역력이 떨어져 감기에 걸릴 가능성도 높다. 샤워를 한 뒤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과일과 주스 등으로 비타민을 보충하면 도움이 된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도움말·도병수 영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정승필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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