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적신호 한국경제…그러나 정책은 失踪

한국 경제에 적신호가 켜졌다. 한국은행은 내년 우리 경제가 '低(저)성장'高(고)물가'경상수지 적자'라는 3각 파도에 휩쓸릴 것으로 전망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국제 원유값과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등 대외 악재가 우려했던 수준을 훨씬 상회하는 모양이다. 팍팍한 나라와 국민 살림이 더욱 쪼들릴 수밖에 없게 됐다.

한은은 어제 발표한 '2008년도 경제전망'에서 경제성장률을 올해 4.8%보다 낮은 4.7%로 예상했다. 아울러 경상수지가 외환위기 이후 1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서고, 소비자 물가는 4년 만에 최고치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게다가 한은은 내년 상반기보다 하반기의 성장률이 더 떨어질 것이란 우울한 전망을 내놨다. 성장률이 상반기엔 4.9%인 반면 하반기는 4.4%로 上高下低(상고하저)의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한은 전망이 이 정도라면 민간 경제연구소의 성장률 예측치는 이보다 더 떨어질 공산이 크다. 우려되는 점은 저성장이 固着化(고착화)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한은이 예측한 내년 성장률은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2006년 5.0%, 2007년 4.8%, 2008년 4.7%로 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향세를 나타낸다는 점이 불안하다. 성장동력 약화로 저성장 기조가 굳어지는 게 아닌가 의심된다.

한국경제의 早老化(조로화)는 그동안 계속 제기돼온 국가적 과제다. 더욱이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 고조로 우리 경제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정책적 대응이 어느 때보다 긴요하다. 그러나 정치권의 민생 외면은 고질병이 됐다. 대통령선거조차 정책대결은 실종상태다. 누가 당선돼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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