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08 대학입시] 대학·학과 선택 가이드

성적? 적성? 취업?…무엇보다 넓은 시야 가져라

2008학년도 수능은 첫 등급제 도입으로 어느 해보다 수험생, 학부모들의 혼란이 크다. 대학과 학과별로 전형방법이 천차만별이다 보니 자신의 내신, 수능 성적에 비춰 합격 가능성이 높은 대학과 학과를 찾는 일이 여간 복잡하지 않다. 이제 수능 성적이 발표됐다. 수험생들은 길었던 입시 여정에서 지원 대학·학과를 선택해야 하는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해마다 이맘때면 '죽어라 공부해서 수능을 보긴 했는데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부모님이 바라는 대학과 내가 희망하는 대학이 다른데 어떻게 해야 할까.' 등의 막막함이 터져 나온다. 어디를 가야 되겠다는 진로목표를 세우지 않았던 학생들로서는 갈등이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무조건 취직이 잘 되는 곳으로 대학 선택을 할 수만도 없다. 이제 수험생들은 후회 없는 진로 선택을 위해 진지하게 고민을 해야 한다.

▶대입 전략, 진로 설계부터 시작하자

점수에 맞는 학교, 학과를 선택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적성과 취향에 맞는 학과를 선택하는 일이다. 어렵게 진학을 하고서도 적성에 맞지 않아 대학생활을 중도에 포기하고 수험생 대열에 다시 뛰어드는 학생들이 많은 것이 요즘의 현실이다. 학과 선택에 있어서 자신의 적성을 기준으로 하지 않은 탓이다.

때문에 학생들은 대입 전략의 출발점을 자신의 적성을 탐색하는 데 두어야 한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장래 나는 어떠한 인물이 될 것인지, 어떤 직업을 선택할 것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 장래 가능성을 예측하면서 구체적인 목표도 설정해야 한다.

자신의 적성과 관심 분야를 아는 데는 표준화된 심리 검사가 큰 도움이 된다. 자신이 어떤 분야에서 노력을 기울였을 때 직업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지, 자신에게 숨겨진 잠재적 능력과 성향은 어떤 것인지 검사 결과를 통해 잘 알 수 있다. 현명한 진로 선택은 사회적인 성공만을 잣대로 삼아서는 안 된다. 내 진로에 대해 얼마나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가도 중요한 선택 기준이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학과, 직업을 택했더라도 이후에 느끼는 보람이나 자기 만족도가 떨어진다면 성공적인 진로 선택이라고 보기 힘들다. 자신의 인성과 가치관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

심사숙고 끝에 희망 진로를 결정했다면,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 학과의 진학 정보를 수집하는 일이다. 이번 입시처럼 대학·학과별 전형이 복잡한 경우에는 정확한 진학 정보를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는가에 따라 유·불리가 크게 갈린다고 할 수 있다. 입시 전문성을 갖춘 학교 선생님과 지원 대학·학과별 전형요소를 꼼꼼히 비교해 보는 것은 필수적이다. 이외에도 해당 학과·직업이 체력이나 체중 등 신체적 요건을 요구할 경우에는 꼼꼼하게 검토해 봐야 한다. 가정의 사회·경제적 지위, 교육 수준, 종교, 거주지 등도 진로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 무시해서는 안 된다.

▶진로 설계와 대학 선택시 유의사항

진로 설계의 중요성을 충분히 이해했다면 이제 구체적인 방법론으로 들어가 보자. 진학 지도 전문가들은 진로 설계 3단계론을 제시하고 있다. 첫 번째는 ▷자신을 알아가는 단계. '내가 잘할 수 있는 활동은 무엇인가.', '내가 직업과 진로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는 무엇인가.', '직업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방해되는 장애물은 무엇인가.' 등의 화두를 스스로에게 던져보자. 이 단계에서는 자신이 희망하고 있는 직업목록표를 만들고 가능한 희망직업 목록을 확장시키면서 희망하고 있는 직업과 관심 정도를 조사한다. 사회에서 바라보는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적성과 흥미, 가치관에 맞지 않는 희망직업을 하나둘 삭제해 나가면서 최적의 직업을 찾아내도록 한다. 두 번째는 ▷선택 가능한 진로를 탐색하는 단계. 앞선 단계에서 선별된 직업을 중심으로 향후 직업 전망과 수행직무, 요구되는 교육수준이나 훈련·자격 요건, 관련 학과가 개설된 대학과 교육기관 등을 조사해 봐야 한다. 특히 요즘에는 해외 대학으로 눈을 돌리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시야를 넓게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마지막으로는 ▷목표를 세우고 행동을 하는 단계. 대학 진학을 위한 계획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므로 현재 성적과 향후 자기 발전 가능성을 고려해 진학 가능한 학과와 대학 리스트를 선별해야 한다. 그런 뒤 각 대학의 입시전형을 분석, 입시 전략 계획을 세워야 한다. 목표한 대학에서 요구하는 수능 영역별 반영과목 등을 고려해야 한다.

대학은 완전히 새로운 삶의 시작이기 때문에 대학 선택에 있어 반드시 유의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당장 자신의 성적에 맞는 대학에 지원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에 관련된 내용을 충분히 수집해야 후회 없는 선택을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대학별 입시 요강이나 요람을 살펴봐야 한다. 대학 홈페이지를 살펴보거나 대학별 설명회에 참가해 이런 정보에 관심을 가져보자. 이때 해당 대학의 학사 운영 과정과 교수진을 알아보는 것뿐 아니라 외국 대학들과의 협력 프로그램 등 국제적 안목을 갖추고 있는지도 살펴보자. 또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학과의 전공에 풍부한 선택과목과 경쟁력 있는 부전공이 설정돼 있는지도 알아보자. 이는 졸업 후 진로 선택의 폭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장학금이나 도서관 시설은 잘 갖춰져 있는지, 기숙사, 학생회관, 통학 버스 등 학생 복지 시설이 적절히 확보돼 있는지도 고려해야 한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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