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찰끼리 주먹질…"수사는 누가?"

경찰서 안서 수사과장-부청문감사관 난투극

경찰서에서 경찰끼리 치고받고 싸우면 어떻게 될까? 그것도 형사사건의 해결을 책임지고 있는 경찰서 형사·수사의 수장과 경찰관의 비위 사실 등을 감사하는 부서의 간부가 싸우면 입건 조사나 감찰 조사를 받을까? 혹 폭력 사실을 부인하거나 신고하지 않으면 그냥 넘어갈 수 있을까?

6일 오전 대구 한 경찰서 수사과장실에서 경찰 간부 간의 난투극이 벌어졌다. 폭력 사건의 장본인은 경찰서 수사과장 J경정과 부청문감사관 A경위. 이날 사건은 오전 A경위가 발목 부상으로 추가 병가를 내기 위해 경찰서에 들렀다 수사과장을 찾으면서 터졌다. 평소 좋지 않은 소문을 내고 다닌다는 등의 이유로 관계가 좋지 않던 차에 대화 중 감정이 폭발하면서 폭력 사태로 번졌다는 것.

이에 대해 당사자들은 '고성이 오간 건 사실이지만 폭행 사실은 전혀 없다.'거나 '아예 만난 적도 없다.'는 등 "얘기가 와전된 것 같다."며 해명하고 있지만 이날 고성과 함께 주먹이 오갔고, 얼굴에 상처를 입었다는 게 당시 목격한 경찰관들의 얘기다.

폭행 사건이 사실로 드러나면 이들은 어떻게 될까. 일반적인 폭행사건의 경우 신고 없이 서로 동의 하에 없었던 일로 하면 그만이지만 경찰서에서 경찰 간부 간에 이 같은 난투극이 벌어진 것에 대해선 단순히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게 경찰 전문가들의 얘기다. 더욱이 장본인들이 경찰들의 비위나 비리 등을 감찰하는 청문감사관 및 형사·수사 부서의 간부인 만큼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 계명대 경찰행정학과의 한 교수는 "이는 경찰 공무원법상 품위 유지에 반하는 것은 물론 경찰 간부 간의 폭행 사건인 만큼 상급 기관에서의 조사 및 징계가 반드시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미기자 bor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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