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 재무진단] 부동산 투자 소득 금융에 투자 원해

부동산 비율 낮추고 펀드는 분산

이번주 '독자 재무진단'은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정모(43) 씨 이야기입니다. 아내(40), 자녀 둘(13세·10세)을 두고 있는 정 씨는 최근 부동산을 처분, 4억 원이 생겼는데 금융자산에 대한 투자를 원한다고 합니다. 부동산 투자를 통해 재미를 많이 봤다는 정 씨는 요즘 '세금 폭탄'이 터지면서 더 이상 부동산을 통한 부(富)의 창출은 어렵다는 생각을 갖고 있답니다. 20억 원에 이르는 자산과, 월 평균 1천100만 원을 벌어들이는 정 씨, 이제부터 어떤 자산관리를 해야할지, '계명대 재무상담클리닉센터(센터장 배미경 계명대 교수)'와 함께 고민해봤습니다.

◆부동산 비중을 줄여라= 우리나라는 가계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70~80%에 이를 정도로 부동산 보유비중이 높다. 그러나 미국은 부동산 비중이 30~40%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경제가 고도성장기를 지나 안정성장기에 접어든 것을 감안하면 부동산을 통해 과거처럼 높은 수익을 올리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부동산에 집중되어 있는 자산구조를 금융자산으로 적절하게 분산하는 것이 안정적으로 자산을 운용하는 길이다. 정 씨 경우도 전체 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70%를 넘고 있다. 우선 부동산 비중을 50% 정도로 줄일 것을 권한다.

◆국내펀드는= 부동산 처분대금 4억 원은 주식형펀드 등에 넣어 적극적으로 굴릴 것을 권한다. 우선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ELS에 5천만 원을 투자하라. ELS는 종류가 다양하고 수익구조도 상당히 복잡하므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한다. 특히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ELS도 많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국내주식형펀드에 투자할 때에는 운용스타일에 따라 성장주, 가치주, 배당주에 각각 분산 투자하는 것이 좋다. 강세장에서는 성장주가, 약세장에서는 가치주가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나타내지만 시장의 사이클을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배당주펀드는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에 투자하는 펀드로 강세장에서는 시장 대비 높은 성과를 내기 힘들지만 약세장에선 성장형 펀드에 비해 높은 방어력을 갖고 있다.

올 상반기에 유행한 물펀드, 인프라펀드 등의 섹터펀드는 추천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일반 주식형펀드는 이미 업종에 따라 여러 섹터에 매우 폭넓게 분산 투자되어 있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섹터 펀드에 투자할 필요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해외펀드는= 성장성이 뛰어난 이머징 시장에 투자할 것을 권한다. 해외펀드에 투자할 때 주의할 점은 유행에 휩쓸리지 말고 국가별로 잘 분산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펀드가 수익률이 높다고 중국펀드에 몰빵하는 것은 위험하다.

중국펀드, 인도펀드, 동유럽펀드, 중남미펀드 등 국가별로 분산해서 투자하거나, 아니면 한 펀드 내에서 자산운용사가 국가별 자산배분전략에 따라 분산 투자하는 브릭스펀드, 이머징마켓펀드 등에 투자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해외펀드는 주식매매차익에 대해 2009년 12월말까지 한시적으로 비과세 혜택을 받는다. 그리고 해외펀드는 환율변동에 따른 환 위험을 안게 되므로 환 헤지 여부도 체크해봐야 한다.

◆보통예금은= MMDA, MMF나 MMT로 갈아타야한다. 보통예금은 이자가 거의 없다. 따라서 사업비상자금인 1억 원은 당장 보통예금에서 인출, 입출금이 자유로우면서 높은 금리가 주어지는 MMDA, MMF나 MMT로 갈아타라.

MMDA는 확정금리상품으로 금액에 따라 이자가 차등 적용된다. 그러나 MMF나 MMT는 금액에 상관없이 금리가 적용되지만 실적배당상품이다. MMT는 최초 가입시점에 금액한도가 정해져 있으나 정 씨의 1억 원은 가입 가능하다.

◆보험은= 과감히 구조조정하라. 정 씨의 보험은 들어가는 금액은 많은데 비해 매우 비효율적이다. 종신보험과 건강보험 하나만 유지하고 저축성보험 및 나머지 건강보험은 과감히 정리하라. 보험을 정리할 때 외환위기를 전후해 가입한 저축성 보험은 유지하는 것이 좋다. 연 8~9% 이상의 고금리가 적용되는 상품으로 수익률이 높은 보험이기 때문이다. 노후준비를 위해 변액연금보험에 50만 원을 가입하고, 나머지 130만 원은 적립식 펀드를 통해 적극적으로 굴리는 것이 좋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 계명대 재무상담클리닉센터

재무진단 받기를 원하는 독자들은 053)242-3388로 전화하셔서 예약을 하거나, gofp119@hanmail.net로 연락하셔도 됩니다. 금융자산에 대한 상담뿐만 아니라 부동산에 관한 전문가도 영입, 이 부분에 대한 상담도 가능합니다. 부동산 상담을 할 배재수 진강건설 대표는 우리은행 차장 출신으로 건축업에 뛰어든 뒤 부동산 현장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왔습니다.

센터장 배미경 계명대 교수

부센터장 허수복 계명대 강사

전문위원 최창집 한국투자증권 대구지점장

전문위원 배재수 진강건설(주) 대표

전문위원 심진오 미래에셋생명 S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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