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나라 경북유세지원단, 새벽부터 자정까지 강행군

하루 4,5개 시·군 돌며 '정권 교체' 유권자 설득

▲ 최정예 5명으로 구성된 한나라당 경북유세지원단이 경북 곳곳을 돌며 대선의 첨병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 최정예 5명으로 구성된 한나라당 경북유세지원단이 경북 곳곳을 돌며 대선의 첨병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고향인 포항을 방문했던 지난 8일 새벽 무렵. 포항역 앞에는 이명박 후보가 벌써 유세(?)에 나섰다.

최정예 5명으로 구성된 한나라당 경북유세지원단이 칼바람을 헤치고 이 후보'지원'에 몸을 던진 것. 유세본부장인 장길화 경북도의원, 정윤영·김일래 유세단장, 박찬정·이동환 유세지원 담당은 2.5t 트럭과 함께 보름 정도 '생고생'하고 있다고 했다. 손은 부르트고 입과 얼굴은 꽁꽁 얼어붙었다. 목도 쉬어 달걀에 목을 맡긴 처지가 됐다. 하지만 자칭 '싹쓸이 유랑극단'의 정권 재창출을 위한 지원활동에는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아 보였다.

경북유세지원단은 한나라당 대선의 '최첨병'이다. 대선 후보 못지않게 표밭 현장을 누비고 있는 것. 지난 대선과는 달리 정당연설회가 없어지면서 이들의 역할은 더욱 커졌다. '찾아가는 정당'이 곧 경북유세지원단이었다. 유세지원단은 지난달 27일부터 구미에서 생고생을 처음 시작했다. 보름간 경북 곳곳을 누빈 거리가 적게 잡아도 5천㎞. 서울과 부산 간 왕복 10회를 훌쩍 넘긴 거리다. 박찬정 지원담당은 "지금까지 경북의 23개 시·군을 두 번씩은 돌았죠. 산 넘고 물 건너 안 간 곳이 없습니다."고 말했다.

소위 '철인 3종 경기'를 보는 듯하다. 하루 일정만 봐도 그렇다. 장길화 유세본부장의 수첩에 적힌 일정표는 혀를 내두르게 했다. 하루 다니는 시·군은 최소 4, 5곳. 오전 6시에 기상해 유세차량 홍보방송부터 시작하고 아침, 오전, 오후, 저녁, 밤 등으로 나눠 유권자들을 만난다. 자정에 가까워서야 하루 일과를 끝낼 때가 다반사여서 매일 몸은 파김치가 된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숙소도 따로 없다. 유세가 끝나는 인근 지역에 수소문해 잠을 청할 때가 적잖아 거의 여관에서 잔다고 했다. 적막한 시골 마을에는 변변한 여관도 없어 시골 인심에 몸을 맡길 때도 많다. 수면 부족에도 시달린다. 기껏 서너 시간의 잠이 전부여서 새벽 기상 때는 얼굴이 퉁퉁 부어 오르기 일쑤라는 것.

장길화 유세본부장은 "장돌뱅이도 우리보단 낫죠.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지만 우린 쉬면 쉴수록 표와 관계가 있잖아요. 고생한 보람을 대선 승리에서 찾을 겁니다."며 자위했다.

유세 장소도 따로 없다. 김일래 단장은 "장터, 역전 등 사람이 모이는 곳은 어디든 달려간다. 단 한 명이라도 유세를 지켜보면 마이크를 잡는다."고 말했다.

에피소드도 많다. 정윤영 단장은 "유세지원단이 '유명인사'가 됐다."고 했다. "할머니, 할아버지들만 남은 시골 마을은 적막함 그 자체였죠. 선뜻 유세차량 음악을 틀기가 죄송했죠. 대개는 시끄럽다고 생각할 텐데 시골마을에선 그 반대였죠."

이동환 담당은 "유세차량 로고송이 시골마을에 생기를 불어넣었고, 시골노인들은 평소 볼 수 없었던 '볼거리'에 한여름 방역차량 뒤꽁무니를 따라다니는 동네 꼬마처럼 마냥 유세차량 주변에서 어깨춤을 덩실덩실 추며 즐거워했다."고 전했다.

장 본부장은 "대선 현장 투어를 계기로 경북의 민심과 현실을 한눈에 느꼈다."며 "한나라당이 정권을 반드시 잡아 선거기간 보고 느낀 '경북'을 당에 여과 없이 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소한 1만㎞는 달릴 겁니다. 시골 인심도 더 많이 얻을 거고요." 유세지원단은 대선 승리를 위해 10일 다시 대장정을 시작했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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