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 아양교 옆 아양루 인근의 공중화장실 설치를 두고 주민과 구청 간에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지난달 시작된 공중화장실 설치 공사는 이를 '혐오시설'로 여긴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최근 중단됐다.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아파트 바로 뒤편에 공중화장실이 들어서면 악취에다 취객, 노숙자, 비행 청소년들이 들락거리게 되고 이는 곧 주민 피해로 이어진다."며 "구청으로부터 공중화장실을 짓는다는 어떤 통보도 받지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들은 "굳이 공중화장실을 지어 예산을 낭비하지 말고 더욱 깨끗한 간이화장실을 만들어 필요한 곳에 놓아두면 좋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아파트 주민은 "화장실 공사 부지가 아파트 뒤편 복도에서 10여m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며 "장소를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동구청은 공중화장실 설치를 강행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금호강을 끼고 있는 동촌유원지가 대구시민들의 휴식 및 산책 공간으로 인기가 있다 보니 수세식 공중화장실을 만들어달라는 민원이 계속 제기됐고, 악취가 많은 간이화장실보다는 관리가 쉽고 깨끗한 공중화장실이 적합하다는 것. 또 공공근로자를 통해 지속적으로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동구청 도시공원과 관계자는 "공중화장실은 동촌유원지를 찾는 대다수 구민과 특히 여성들이 원하고 있으며 경사진 곳 사각지대에 화장실을 만들기 때문에 아파트에서 볼 경우 윗부분 정도만 보여 미관상에도 큰 문제가 없다."며 "화장실 부근에 수목을 식재하고 가로등을 추가 설치하는 등 불편을 최소화할 계획이지만 계속 문제가 된다면 부지를 옮기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동구청은 사업비 1억 원을 들여 지난달 28일부터 60㎡ 규모의 공중화장실 공사를 착공했고, 내년 2월 말 완공할 예정이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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