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와 노무현 대통령 간 불협화음이 다시 일고 있다. BBK의혹이 수사과정에서 검찰의 '회유협박' 논란으로 번져가는 가운데 정 후보가 청와대에 검찰의 직무감찰권행사를 요구하며 각을 세우고 있는 것.
신당은 10일 검찰의 김경준 씨 '회유협박' 의혹과 관련, 수사검사 3인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나아가 일각에서는 '노무현-이명박 빅딜설'까지 제기하는 등 검찰 중간수사 결과가 나오자, 의혹의 불씨는 사그라지지 않고 오히려 증폭되고 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검찰의 수사에 대해서 논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고 법무부장관도 "공정히 수사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정 후보의 요구를 일축한 모양새가 돼 버렸다.
신당은 불만이다. 정 후보의 한 측근은 11일 "정치검찰에 의한 조작수사 의혹이 증폭되는 가운데 청와대가 수수방관하겠다는 것이냐. 이제는 침묵을 깨고 진상규명을 위해 보다 책임있게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 후보는 당혹감과 불만이 뒤엉킨 속에서 청와대의 반응에 대한 구체적 대응방안을 놓고 고심에 들어갔다.
한편 정 후보의 노 대통령 때리기는 지지율 제고를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보는 이들이 적잖다. 자칫 '반(反)이명박 전선'의 초점이 흐트러질 수도 있지만, 한나라당과 청와대의 빅딜설이 설득력을 얻을 경우 반사 이익이 훨씬 클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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