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황홀경?…추천 낙조 여행지

기러기 날갯짓에 노을이 살랑~

한 해가 또 저물고 있다. 시간은 붙잡을 수 없지만 연말이면 시간을 거스르고 싶다. 아쉬움 때문에 연말이면 사람들은 어디론지 훌쩍 떠나고 싶어한다. 낯선 곳으로 여행하면서 아쉬움을 털어내고 다가오는 새해에 대한 설렘을 가질 듯하다. 이맘때쯤이면 낙조여행이 제격이다. 노을진 하늘 사이로 기러기 떼가 날고 붉게 타오르는 바다에서 고기를 낚는 어부의 모습은 시간이 멈춘 듯 아름답다. 연말 소중한 추억을 남길 수 있는 낙조여행지를 알아봤다.

◆멀리 떠난다면

▶덕유산

전북 무주 덕유산은 태백산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가장 설경이 아름다운 산이다. 무엇보다 오르기 쉽다는 것이 장점이다. 무주리조트에서 운영하는 곤돌라가 설천봉까지 운행한다. 30분 정도 걸어가면 정상 향적봉(1,614m)이 나온다. 걷는 동안 코발트 빛의 하늘과 순백의 산, 가지가지마다 꽁꽁 얼어붙어있는 눈꽃, 눈 밟히는 소리는 겨울철 산행의 묘미다. 전날 내린 눈이 추위에 꽁꽁 얼어붙어 온세상이 천상의 정원을 만들 때면 그 풍경이 주는 아름다움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겨울산에서 맞이하는 일몰은 겨울산행이 주는 선물이다. 하지만 추위를 막을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한다. 등산화와 아이젠은 필수다. '산지기의 집'이라는 산장에서 숙박하려면 전화로 예약해야 한다.

▷가는 길=88고속국도를 타고 함양분기점에서 대진고속국도로 갈아탄 뒤 덕유산IC에서 빠져나와 좌회전한다. 사산삼거리에서 우회전, 치목터널과 구천동터널을 지나면 무주리조트가 나온다.

▶순천만

순천만은 일출과 일몰을 모두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곳이다. 일출은 순천만을 감싸고 있는 서쪽 반도인 화포에서 본다. 여수 반도 위로 장엄하게 떠오르는 일출이 장관이다. 하지만 겨울철 순천만 기행의 최고 묘미는 역시 낙조다. 노을은 '단풍, 칠면초보다 더 붉게 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정평이 났다. 순천만을 한눈에 굽어보려면 순천만 최고의 전망대이자 낙조 포인트인 해룡면 용산에 올라야 한다. 갈꽃이 노을빛으로 물들고 갯벌이 황금빛으로 반짝인다. 특히 붉은 물결을 실어나르는 S자 물굽이 길도 한눈에 들어온다. 순천만 낙조의 또 다른 포인트는 순천만 동쪽 끝 와온 마을이다. 붉은 기운이 내려앉을 즈음 마을 앞 작은 섬 위로 날아오르는 철새가 한폭의 그림 같은 풍광을 연출한다.

▷가는 길=남해고속국도 순천IC에서 여수방향 17번 국도를 타고 직진, 여수방향으로 3.8km 정도 가면 해룡면 소재지 네거리가 나온다. 우회전해 농수산물시장 앞 네거리에서 5.8km 가면 순천만 S자 물길 사진과 함께 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가까운 곳으로

▶다대포

부산 다대포 해수욕장은 가족과 낚시꾼들이 즐겨찾는 곳이다. 풍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몰운대를 옆에 끼고 있어 휴양지로도 소문이 나있다. 다대포 해수욕장은 모래가 단단해 발이 빠지지 않는다. 그래서 일몰 때면 반영이 그대로 나타난다. 다대포 뒤편 아파트로 진입하는 길로 계속 올라가면 몰운대성당이 있다. 이곳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며 일몰을 감상하면 좋다. 이곳은 일몰뿐만 아니라 구름 좋은 날에 찾으면 인상적인 파란 하늘과 파란 바다를 볼 수 있다.

▷가는 길=신대구-부산고속국도 대저분기점을 지나 삼락IC에서 빠져나와 강서대교를 건너서 우회전해 낙동로를 끼고 가다보면 다대포 해수욕장 안내판이 보인다.

▶안압지

경주는 낮보다 밤이 아름다운 곳이다. 경주시는 2004년부터 주요 유적지에 조명을 설치했는데 그 중에서도 안압지의 경우 아름다운 일몰 빛과 함께 붉고 은은한 조명을 받은 누각과 연못 속에 반영된 누각이 조화를 이루면서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안압지에 비친 반영은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이 때문에 안압지는 디카족들의 주요 촬영지로 떠오르고 있다. 안압지는 멋진 구름과 노을빛이 물에 반영되는 일몰풍경이 가장 보기 좋다. 주의할 점은 조금만 늦게 가도 노을빛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가는 길=경부고속국도 경주IC를 나와 계속 직진, 삼거리를 지나면 35번 국도와 만나는 네거리를 만난다. 이곳에서 계속 직진하고 고개를 넘으면 7번 국도와 만나는 네거리가 나온다. 좌회전해 첫 번째 네거리에서 직진하면 길 오른쪽에 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사진제공=키노/이인찬(www.inch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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