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요시평] 국민연금의 성과와 과제

올해로 국민연금이 시행된 지 20년이 되었다. 창립 초기 제도시행에 대한 반발, 1999년 전 국민 연금 실시 과정에서의 어려움, 2004년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안티 국민연금 사태 등 크고 작은 일들이 많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입자 1천819만 명, 수급자 207만 명, 기금 220조 원 적립 등의 큰 성과를 거두었다.

그 중, 기금운용실적은 2007년 10월 말 현재 적립금 220조 원, 운용수익금 87조 원, 누적수익률 8.07%를 시현하였다. 올해 국내주식투자 부문에서는 KOSPI 상승률보다 11.62%나 상회한 47.31%를 기록하여 국정감사에서 칭찬을 받은 바 있다. 그동안 우수한 기금운용 실적으로 대외부문에서 받은 상은 기관투자자상 수상(Asian Investor지, 2005), 기금운용수익률 1위(World bank, 2000), 세계 6대 연금선정(Wyatt지, 2005), 기금평가 자산운용부문 연속 1위(기획예산처, 2005) 등을 들 수 있다. 향후에도 지속적인 수익률 제고를 위해서는 기금자산 대부분이 저수익 자산인 채권투자에서 앞으로는 주식과 대체투자 등 고수익 자산으로 투자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21조 원의 해외투자부문은 2012년까지 80조 원 수준까지 확대될 계획이며, 4조 원의 대체투자부문은 2012년까지 20조 원 수준에 이를 예정이다. 그러나 국민연금의 기금운용은 단순히 수익률 향상에만 맞추어 이루어질 수는 없다. 국민연금은 기금의 국내자본시장 영향력을 고려하여 운용에 따른 시장충격을 최소화하고, 미래의 본격적인 연금급여 지급시기에 시장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유동성 확보를 기금운용의 원칙으로 삼고 있다.

공단 경영혁신 성과로는 비전을 '국민과 함께 행복한 노후를 만들어가는 최고의 사회보장기관'으로 설정하고, 국민연금 장기발전전략인 '희망나눔 2020'을 통해 공단 및 제도가 지향해 나가야 할 미래상과 가치를 공유하고, 정보화전략계획(ISP)을 수립하여 고객에게 최상의 연금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였다. 또한 새로운 CI를 공표하여 달라진 공단 이미지를 대내외에 보여주고 구성원의 일체감을 확보하는 한편, 고객중심 업무설계의 일환으로 부서명칭을 수요자 중심으로 변경하였다. 특히 장애인과 고령자 등에 대한 '찾아가는 서비스'를 통해 그동안 미청구자들에게 90여억 원에 달하는 연금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성과를 거두었으며, 수급자전용카드발급, 장애연금 심사절차 간소화 등 고객 편의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였다.

최근 공단은 한국능률협회에서 실시한 2007년 콜센터(KSQUI) 조사에서 공공부문 1위에 선정됐고 민원·행정분야 최고 권위 '옴부즈맨 대상'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국민연금이 국민 속에 완전히 자리매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국민연금 정착의 가장 큰 걸림돌은 제도에 대한 막연한 불신이라 여겨진다.

불신의 원인은 먼저 기금고갈로 인하여 연금을 받지 못한다는 걱정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한다. 현재 국민연금의 기금 적립액은 220조 원이다. 더욱이 지난 7월에 국민연금법이 개정되어 국민 불편사항 해소와 아울러 기금소진연도를 현재 2047년에서 2060년으로 연장하여 재정안정화를 실현하였다.

다음으로는 국민이 기대한 것보다 연금액이 적은 것에서 불신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이의 주된 원인은 적게 내고 과도하게 많은 연금액을 기대하기 때문일 것이다. 연금은 사보험과 달리 매년 물가와 연동하여 지급하는 것으로 구매력이 보장되는 수익률 높은 상품이다. 시중에 펀드열풍이 불고 있지만 국민연금만큼 안정적이며 이득이 되는 상품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국민연금을 가장 기본적인 노후의 보루로 삼고,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풍요로운 '인생 2막'을 맞을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국민연금의 향후과제는 국민에게 확고한 믿음을 주는 재정안정화 대책 마련과 연금이 실질적으로 노후생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국민과 함께 의논해서 추진해 나가는 것이다. 공단은 앞으로도 고객 중심적 업무추진과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업무시스템 정비에 전력을 다하여 국민에게 더욱 사랑받는 기관이 되도록 하겠다.

김호식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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