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조차 없는 산골마을에 난생 처음 아이들의 그림잔치가 열려 주민들로부터 격려와 함께 '사람사는 맛'을 느끼게 해줬다.
합천 묘산면 계동교회 정순기 목사 부부가 운영하는 '희망아동센터'가 지난 6월 문을 연 후, 그동안 고사리 손으로 그리고 만든 작품들을 모아 최근 첫 전시회를 가진 것.
이 아동센터는 보건복지부 지원으로 저소득층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방과 후 학습지도는 물론, 미술지도를 병행해 지역민들로부터 호응을 받아왔다.
가정형편과 지역 특성상 읍내에 있는 학원조차 다니지 못하던 아이들이 학교수업을 마치고 나면 이곳 센터로 몰려와 과제학습도 하고 그림그리기도 하고 독서교육까지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쉼터로 자리 잡아왔다.
이번 전시회에는 주혜숙 묘산면장이 참석해 축사를 하는가 하면, 주민 학부모들이 바쁜 일손을 잠시 놓고 찾아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미술담당교사 김남희(47) 씨는 "학교수업 외 방과 후 학습지도는 물론 그림지도조차 받아보지 못한 아이들에게, 아동복지센터는 엄마의 품속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며 "지역 주민들의 사랑과 격려 속에 아이들이 밝고 구김살 없이 자라나는 것이 대견스럽다."고 말했다.
이 센터에는 지역 학생 30여 명이 등록, 센터장인 정 목사 부부와 기초학습·미술교사의 사랑과 보호 속에서 희망과 꿈을 키우고 있다. 지난여름 센터 설립과 함께 많은 지역민들이 사랑과 애정으로 격려하고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고향이 묘산이라며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모씨는 '폭염 속에서 후배들이 공부할 수 없다.'며 에어컨을 기증하는가 하면, 많은 사람들이 센터꾸미기에 동참해 훈훈한 지역사랑을 나누기도 했다.
센터장 정순기 목사는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것은 지역민들의 사랑동참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번 전시회를 통해 지역사랑을 물씬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합천·정광효기자 khje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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