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총기탈취사건이 발생한 지 일주일이 지났으나 범인은 오리무중이다. 지난 6일 범인은 작전 이동 중인 해병 병사 2명을 살상하고 K-2 소총 1 정과 실탄 75발, 수류탄 한 발 등을 뺏어 달아났다. 탈취한 무기가 인명 살상에 이용된다면 그 피해와 충격파는 적다 할 수 없을 것이다. 자칫 장기화로 빠져들거나 미제상태로 남아서는 안 될 일이다.
시국이 뒤숭숭하다. 정권 말기에 연말 분위기까지 겹쳐 어수선한 가운데 대통령 선거전이 사생결단식 막바지 고비로 치닫고 있다. 총기탈취사건에 이어 서해 기름유출사건이 덮쳐 불안과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범인이 무슨 짓이라도 저지른다면 상황은 지극히 악화될 수 있다.
탈취사건 다음날 범인이라고 주장하는 30대 목소리의 남자가 한나라당 당사에 전화를 걸어 "이명박 후보를 해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난 전화일 가능성이 크지만 범인이 정치적 파동을 노린 특정인 테러를 감행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꼭 정치적 혼란뿐 아니다. 누구라도 피해 당사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끔찍하다.
당국은 군경합동 수사본부장을 강화경찰서장에서 인천지방경찰청장으로 격상했다. 초동수사 실패에 이은 한심한 늑장 대응이다. 전 국민이 불안해하고 군의 위신을 한꺼번에 추락시킨 중대 사건의 수사본부장을 여지껏 지역 경찰서장으로 이끌어간 그 안일함이 도무지 미덥지 못하다.
범인 조기 검거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 만에 하나 테러 가능성에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테러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오리무중인 범인의 2차 범행이 있지 않더라도 일반 국민이 범행에 대한 공포를 느낀다면 그 또한 테러다. 하루속히 범인을 검거해서 어수선한 민심을 안정시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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