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문경시, 부작용만 키운 '사후약방문'

안전 미비 지적 무시하다 사고 난 후 수영장 보수공사

문경시가 제 때 수영장 구조요원 인력을 보강하지 않아 결국 1억 원에 가까운 혈세 낭비에다 시민들에게 많은 불편을 입힌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8월 모전동 문경국민체육센터 실내수영장에서 초교생 1명이 물에 빠져 대구 ㅇ대학병원 응급실로 실려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수영장에는 수영코치 겸 구조요원 4명이 하루 2교대로 근무하고 있지만, 수영강습 중일 때는 인력부족으로 안전사고활동을 제대로 할 수 없다.

특히 여름방학 초교생 수영강습회를 대비해 인력 보강을 요구하는 내부의 목소리가 많았으나 지자체로부터 무시됐다.

다행히 물에 빠진 어린이가 목숨을 건졌으나 지난 11월 한달간 시 체육시설계의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 수영장 공사가 시작됐다.

어린이 전용 1개 레인 바닥을 콘크리트로 40cm 돋우고 옆 레인 사이에다 알루미늄으로 된 안전망을 설치한 것.

결국 총 공사비 2천만 원에다 한달 휴장에 따른 영업 손실비 3천만 원, 사고 어린이 휴유증에 대한 합의금 2천만 원 등 7천만 원이 소요됐고 지난 1일 재개장했으나 월회원이 200명이나 줄어 버렸다.

그런데 문제는 수영장 보수 공사가 안전 사고 방지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도리어 시설물 가치를 망가뜨리는데 있다.

최선의 수영장 익사사고 방지책은 충분한 인력의 안전요원이 수영장 곳곳을 주의깊게 감시하는 것인데, 결국 수영장 바닥을 돋워 각종 수영대회에서 1개 레인을 사용하지 못하는 부작용만 낳은 것.

대구의 모 수영장 매니저(46)는 "수영지도자들을 정직원화 하는 등 베테랑 강사 배치가 근본적인 문제 해결책"이라며 "수영코치들을 1회성 소모용으로 취급하면 대형사고 발생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고 지적했다.

문경의 한 체육인은 "시가 각종 사업을 추진할 때 반드시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을 의무화 해야 이 같은 예산과 행정력 낭비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문경·박진홍기자 pjh@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