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년 전 침몰된 경신호 기름회수 나서야"

사상 최악의 기름유출 사고로 서해안이 초토화된 가운데 경북 동해안지역도 19년 전에 침몰된 경신호의 기름회수가 아직까지 모두 이뤄지지 않아 어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4월 경신호 잔존유 회수를 위해 올해부터 무인잠수정을 이용, 배 위치를 확인해 구멍을 뚫은 후 로봇으로 배안에 관을 주입해 남은 기름을 회수하기로 했다. 33억 원을 들여 개발한 이 장비로 올 상반기부터 작업을 시작하기로 했지만 해양부는 예산과 기술상의 문제로 사업추진을 재검토하기로 하면서 실행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어민들은 "지금도 경신호에서 잔존유가 새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조선인 경신호(995t급)는 지난 1988년 울산 온산항에서 벙커C유 2천560㎘를 싣고 묵호항으로 가던 중 기상악화로 좌초, 포항 대보면 동쪽 5.6km 해상에 침몰되면서 기름 1천900여㎘가 바다로 유출됐다.

이 사고로 당시 영일만 일대 어장 170여 개소가 황폐화되고 경주에서 울진까지 42㎞에 걸친 동해안 청정바다가 기름으로 오염되는 재앙이 발생해 막대한 경제적, 환경적 피해를 입었다.

포항환경운동연합 강호철 의장은 "환경재앙을 막으려면 잔존유 회수가 아닌 경신호 자체를 인양해 불안의 싹을 잘라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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