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체납세 징수 기법' 펴내 화제…경산시 세무과 심형택씨

"세금 체납자를 성격별로 나눠보면 ▷도전형 ▷치밀형▷수용형▷방탕형 등 4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유형별로 공통된 행동특성이 있으므로 효과적인 접근·응대방안도 서로 다르지요. 가령 도전형은 자기가 남보다 우월하다는 자아도취적 성향이 있어 채무 발생 확률이 높은데 의외로 끈질긴 상대에는 약하고 또 다른 사람들에게 체납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매우 두려워하니 이 부분을 공략해야 합니다."

지방세 업무 14년의 베테랑 세무직 공무원이 체납자들의 행동 유형을 파악하고 이에 따른 대응 기법과 각종 판례를 담은 책자를 펴냈다. 경산시 세무과 심형택(46·세무7급) 씨의 '체납세 징수 기법 및 예규 모음집'(165쪽)이 그것이다. 심 씨는 1986년 경산군청에서 행정직으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이후 1993년 처음 도입된 지방세무직으로 전직해 14년 동안 지방세 업무를 보고 있다.

세금을 체납하는 사람들은 어떤 행동 특성을 갖고 있고, 어떻게 하면 체납세를 잘 받아낼 수 있을까가 책을 쓰게 된 포인트다. 체납세를 받기 위해 자동차 번호판을 영치하러 갔다가 주인이 벽돌을 들고 나와 차를 마구 부수며 행패를 부린 일, 2004년 '체납 차와의 전쟁'을 통해 그해 자동차세 체납액 5억 700만 원(이른바 대포차 체납액 1억 7천만 원 포함)을 징수하는 개가를 올려 행정자치부 혁신사례로 뽑혔던 일 등 세무공무원을 하면서 겪은 경험도 담겼다.

그는 이 책에서 체납자의 행동유형을 크게 성격, 직업, 관상, 연령, 환경, 전화반응에 대한 유형별로 분류하고 각각의 행동 특성 및 가장 효과적인 접근방법을 제시했다.

체납자 관상(얼굴)별 대응기법도 재미있다. ▷둥근형은 쾌활하고 사교적인 특징이 있다. 따라서 기분을 맞춰주면 체납세를 받아낼 확률이 높아진다. ▷주걱턱 얼굴은 아집이 강하고 권력욕과 명예욕이 높다. 인정해주고 치켜세워주며, 무조건 '사장님'이라고 불러주면 좋아한다….

"체납세를 받아내려면 체납자의 마음을 얻어야 합니다. 그들의 말을 들어주고 맞장구치며 신용을 얻고, 질문을 활용하고, 체납세를 왜 납부해야 하는지 알려주며, 가볍게 웃을 수 있는 요령도 터득해야지요."

심 씨는 "선진 외국에서 세금은 죽을 때까지 없어지지 않는 것인데, 우리나라에는 시효소멸이라는 제도가 있어 잘만 버티면 내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이 팽배한 게 문제"라며 제도적인 문제점도 지적했다.

경산·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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