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중국의 '베이비붐'

최근 들어 문을 닫는 동네 피자가게들이 속출하고 있다 한다. 중국인들의 치즈 소비 급증 때문이란다. 소득수준이 높아져 유제품 수요가 크게 늘어난 중국이 치즈 수입을 확대하면서 치즈값이 급등, 작은 피자가게들이 치즈값을 감당 못해 문을 닫게 된다는 것이다.

우스개 같으나 우스개만도 아닌 이야기가 있다. 중국인들이 목욕을 자주 하지 않는 것이 인류 전체를 위해서는 크게 다행이라는 것이다. 만약 그들이 매일같이 샤워를 하기 시작한다면 지구의 물이 얼마 안 가 다 말라버릴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 전 세계가 촘촘히 얽혀 있는 현대 사회에서 세계 최대 인구 대국 중국의 인구문제가 비단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 20여 년간 '1자녀 갖기' 정책을 고수해오던 중국에서 때아닌 베이비붐이 일고 있는 모양이다. 향후 10여 년간 4차 베이비붐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올해 황금돼지해에 따른 출산붐에 이어 내년 베이징(北京) 올림픽에 맞춰 '올림픽 베이비'붐이 일고 있다는 것. 심지어 올림픽 개막일인 2008년 8월 8일 8시 8분 출산을 목표로 온갖 공을 들이고 있다나. 그들에게 숫자 8은 '파차이(發財:돈 벌다)'나 '파잔(發展:발전하다)'의 發(발)과 발음이 비슷해서 9와 함께 가장 좋아하는 숫자다. 8이 5개나 겹쳤으니 일생 최고의 행운의 날인 셈이다.

현재 중국의 신혼 부부 대부분은 1980년대 초부터의 계획생육법(산아제한법) 시행 이후 출생한 '獨生(독생)자녀'들이다. 현재 1억 명 정도로 추산되는 이들 '小皇帝(소황제)'세대가 결혼 적령기를 맞기 시작하면서 1자녀 정책도 조금씩 흔들리는 분위기다. 독생자녀들의 이기적이고 모난 성격 등 인구의 질적 문제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적지 않은데다 산아제한에 대한 젊은 세대의 심리적 저항도 커지는 추세다. 최근 국가인구가족계획위원회 설문조사에서도 중국 가정의 80%가 딸'아들 2자녀 출산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50년대 초, 1963~1976년, 1985~1990년 등 지난 3차례의 베이비붐에 이은 이번 4차 베이비붐에는 1천700만~1천800만 명의 올림픽 베이비가 태어날 전망이다. 중국 인구문제 전문가들 중에는 이 속도라면 17억 인구는 시간문제라며 우려하기도 한다. 세계 최저 출산율의 우리로서는 부럽기도, 두렵기도 한 중국의 베이비붐이다.

전경옥 논설위원 siriu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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