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판문점 남북 회담에서 볼썽사나운 일이 벌어졌다. 제7차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우리 관계자와 북측 수행원이 영사기 상영을 놓고 몸싸움을 벌여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된 것이다. 이번 회담이 양측의 입장이 상반되는 서해 공동어로수역 설정을 위해 마련됐다는 점에서 진통이 예상된 일이었지만 대표단이 몸싸움까지 벌였다는 것은 물과 기름 같은 남북관계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북측은 회담 첫날인 12일 합의한 남북관리구역에 대한 3통(통행'통신'통관) 군사보장 내용이 언론에 공개됐다는 이유로 공연히 트집을 잡고 이런 작태를 벌였다. 북측에서는 권력층과 군부의 일이라면 쥐도 새도 몰라야 하는 것이 당연한지 모르겠지만 대한민국에서는 회담의 결과가 국민에게 알려지는 것이 상식이다.
한데 북측이 이를 빌미로 영사기까지 동원해 어린애처럼 실력행사에 나선 것은 애당초 회담 결과에 별 관심이 없다는 방증이다. 공동어로수역과 연관된 서해북방한계선(NLL)에 대한 북측의 터무니없는 주장을 어떻게든 반복해 보겠다는 것인데 가당치 않은 짓이다. 무엇보다 비공개 회담 원칙을 무시하고 자신들이 주장하는 공동어로수역을 설명하겠다는 것은 여간 치졸한 발상이 아니다.
양측은 오늘 마지막 회의에서 공동어로수역 설정 문제를 최종 조율할 예정이다. 하지만 지난 이틀간 회담에서 아무런 소득이 없어 합의서를 채택하지 못하고 끝날 공산이 크다. 북측은 "남측의 주장이 그 누구에게도 통할 수 없는 불법무법의 한계선(NLL)을 기준으로 만든 제안"이라며 우리의 어로수역 설정을 거부하고 있다. 양보도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상대에게 하는 것이 누가 봐도 타당한 일이다. 막무가내로 자기 주장만 펴는 북측에 어떤 양보도 있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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