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랑한데이)어머니 이젠 제가 편안히 모실게요

며칠 있으면 어머니의 예순 생신입니다. 지금은 결혼해서 성실하게 사는 가장이지만 예전에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사실 나는 참 불효자입니다.

서른넷이라는 늦은 나이에 장가를 가기까지 그 전에는 어머니 속을 정말로 많이 썩였습니다. 아버지께서는 내가 중학교 시절 병으로 일찍 돌아가셨고 젊은 시절 어머니께서는 나와 여동생을 키우기 위해 많은 고생을 하셨습니다.

사춘기 학생시절, 시장 한편에서 채소를 파는 행상을 하시는 어머니가 부끄러웠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학교를 마치고 시장을 지날 때면 혹시나 어머니가 나에게 아는 체를 할까 싶어 친구들을 뒤로하고 뛰어가곤 했었습니다.

여름에는 더위에 겨울에는 추위에 손발이 부르트고 제때 식사도 잘 하지 못하실 정도로 고생을 하셨던 어머니.

공부에는 관심이 없었고 나쁜 친구들과 어울려 다녀서 사고도 많이 쳤습니다.

그럴 때마다 어머니께서는 엄한 가르침보다는 사랑의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아들아 아버지가 없어서 많이 외롭지. 엄마가 옆에서 많이 챙겨줘야 하는데 미안하구나. 오히려 엄마가 죄인이야 죄인."

군대를 제대하고 늦은 나이에 대학을 들어가게 되었고 그때부터 어머니에게 효도하겠노라고 열심히 공부하고 일도 함께 했습니다.

돈을 버느라 결혼은 조금 늦게 했지만 그래도 귀여운 손자를 품에 안겨드리니 어머니께서는 그동안 고생은 잊으셨는지 연방 행복해 하십니다.

"어머니 아들 성진이에요. 이제까지 제대로 효도 한번 못했는데 결혼해서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어보니 이제는 어머니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저희 남매를 위해 헌신하셨는데 이제부턴 제가 편안하게 모실게요. 그리고 얼마 전부터 무릎이 좋지 않아 제 마음이 아프네요. 빨리 쾌유하시어 손자 손잡고 놀이공원도 가고 그래요. 어머니 사랑합니다. 그리고 건강하세요."

장성진(대구시 달서구 진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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