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럽파 태극전사, 근성부터 배워라"

차범근, 체력 올리려 육식…박지성, 수도승처럼 생활

유럽 축구 무대에서 활약 중인 한국인 선수들이 제 자리를 잡지 못해 고전하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이동국(미들즈브러)과 설기현(풀햄)은 주전 경쟁에서 밀려나 있고 이영표(토튼햄)는 경쟁 선수들의 부상 덕분(?)에 그라운드에 나서고 있다. 네덜란드 리그의 이천수(페예노르트)는 잘 적응하지 못해 시즌 중 귀국 소동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나마 부상 후 성실한 재활 과정을 거쳐 그라운드 복귀를 눈 앞에 두고 있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팬들에게 위안을 주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일본, 이란, 중국 등 아시아의 축구 스타들이 유럽 무대에 많이 진출하고 있지만 각광을 받기는 쉽지 않다. 최고 명문 팀에서 뛰는 박지성이 헌신적인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지만 팀의 주축 선수로 자리잡진 못하고 있고 일본의 나카무라 순스케(셀틱 )는 지난해 스코틀랜드 리그 최우수 선수에 선정됐지만 올 시즌 부상 등으로 인해 부진하다. 일본 최고의 스트라이커 다카하라 나오히로(아인트라하트 프랑크푸르트)도 분데스리가에서 이따금 골을 터뜨리지만 폭발적이진 않고 이란의 바히드 하세미안(하노버96), 중국의 사오지아이(코트부스) 등도 크게 눈에 띄지 않고 있다.

유럽 무대의 아시아 선수들이 양적으로 많아졌지만 모두 차범근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1980년대에 당시 최고의 리그였던 분데스리가에서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활약했던 차범근은 분데스리가 10년 동안 98골을 기록, 오랫동안 외국인 선수 최다 골 기록을 보유했으며 유럽축구연맹(UEFA)컵대회에서 2차례 우승의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최근에는 김두현(성남 일화)이 잉글랜드 2부리그 웨스트 브롬위치 알비온에 입단하려 하고 있고 송종국(수원 삼성)과 일본 J리그의 조재진 (시미즈 S 펄스)의 풀햄 입단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유럽 무대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남다른 각오와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차범근은 피가 흐르는 스테이크를 먹으며 체력을 키웠고 박지성은 수도승 같은 생활을 하며 축구 이외의 것에는 눈을 돌리지 않고 있다. 이 두 스타가 성공했거나 성공의 길을 가고 있는 데에는 자신의 관리에 철저했던 생활 방식도 주요한 요인으로 보인다.

이번 주말 프리미어리그에선 첫 골에 목마른 이동국과 설기현이 각각 더비 카운티와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경기를 준비하고 있고 이영표는 포츠머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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