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이리 눈 어두운데, 간신히 썼으니. 이 뜻 잘 알아 이대로 시행하고, 딸자식들은 각각 베껴가되, 가져갈 생각일랑 하지 말고. 부디 상치 말게 간수하여, 수이 떨어 버리지 말아라."
1670년, 경북 영양군 이시명의 처 안동 장씨는 딸들을 위해 책을 한 권 썼다. 예로부터 내려오거나 스스로 개발한 조리법을 적은 책 '음식디미방'에는 146가지에 달하는 음식 조리법 뿐만 아니라 생활의 지혜까지 꼼꼼히 담겨있다.
'음식디미방'이 씌어지기 100년 전, 우리나라의 가장 오래된 조리서로 '수운잡방'이 있다. 김유(1481~1552)가 적은 것으로, 고려 말기에서 조선전기에 걸친 음식법을 적어놨다.
우리음식연구회(회장 박금순)는 11,12일 안동시민회관에서 '음식디미방'과 '수운잡방'에 기록된 옛 음식 맛을 복원하는 전시를 가졌다. 지역농특산물을 이용한 음식 25가지를 비롯해 육면·황탕 등 옛 음식을 현대인에게 맞게 조리한 작품을 발표했다.
박금순 회장은 "옛 어른들은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재료로 과학적인 조리를 했다는 점에서 깜짝 놀랐다."면서 "황탕·육면 등은 현대인의 입맛에도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300년 전, 우리 조상들은 무엇을 먹었을까. 맛을 통해 시간여행을 떠나보자.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 꿩김치
재료: 오이, 꿩(또는 닭), 소금, 식초, 통초피, 실백
① 오이는 반으로 갈라 속을 파고 절인다.
② ①의 물기를 제거하고, 옆으로 길게 썬다.
③ 꿩은 푹 삶아, 육수는 기름기를 제거하고 고기는 오이 길이로 썰어 둔다.
④ 생강과 마늘은 채 썰어 준비한다.
⑤ 육수에 간장으로 간을 해 재료에 버무린다.
◆ 녹두 빈자병
재료: 녹두 2컵, 소금 1큰술, 식용유 적당량, 치자물
(소-팥 2컵, 소금 1작은술, 꿀 3큰술, 계피가루 1작은술)
① 녹두를 물에 담가 하룻밤 정도 충분히 불려서 손으로 비벼서 깨끗이 껍질을 벗겨 씻어둔다. 믹서에 녹두를 담고 ⅔높이 정도의 물을 넣고 되직하게 간다. 이 때 치자물을 넣으면 색이 예쁘다.
② 팥도 녹두와 마찬가지로 물에 불려서 깨끗이 껍질을 벗긴다. 이를 찜통에 쪄서 뜨거울 때 체에 내려 소금, 꿀, 계피가루를 넣어 고루 섞는다. 1.5㎝정도 크기로 둥글납작하게 소를 빚는다.
③ 팬을 충분히 데워서 기름을 약간 두르고 소금 간을 한 녹두를 한 수저씩 떠서 익으면 가운데 소를 한 개씩 놓고 그 위에 다시 녹두 간 것을 한 수저씩 떠서 덮는다.
④ 아래가 노릇하게 익으면 뒤집어 약한 불로 익힌다.
◆ 불천위제사 산적
재료 : 문어, 상어, 방어, 쇠고기, 닭고기, 소금, 후추
(양념 : 마늘, 생강, 후추, 정종, 물엿, 간장, 물)
① 5가지 재료를 가로 3㎝, 세로 15㎝, 두께 3㎝로 썰어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해 굽는다. ② 양념 재료를 섞어 끓인 다음 ①에 발라준다.
◆ 전계아법
재료 : 중닭, 닭다리, 양념(간장, 청주, 다진파, 후추, 마늘), 소스(갓, 마늘, 소금, 후추)
① 닭은 반으로 갈라 칼집을 넣고, 닭다리는 칼집을 넣어 뒤집는다.
② 양념장을 만들어 ①을 넣고 양념이 고루 배이도록 한다.
③ 오븐을 200℃로 예열하여 40분 정도 굽는다.
④ 갓과 마늘은 익힌 다음 믹서로 곱게 갈아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해 소스로 사용한다.
◆ 육면
재료: 쇠고기 300g, 콩, 녹말가루, 소금
① 쇠고기는 0.5㎝두께로 가늘게 채 썰어 녹말가루를 묻혀 끓는 물에 반 정도 익힌다.
② 대두는 물에 불린 다음 삶아 믹서에 갈아 두유로 만든다.
③ ②에 익힌 쇠고기를 삶는다.
◆ 황탕
재료: 황반(쌀 500g, 치자 30g), 쇠고기 우둔살 150g, 파 10g, 후추 적당량, 잣 약간, 소금
① 쌀에 치자물을 들여 밥을 되게 짓는다.
② 우둔살은 잘게 다진 다음 ①과 파, 후추를 넣어 완자를 만든다.
③ 잣을 곱게 갈아 고운 천에 거른다.
④ 육수에 잣 국물과 완자를 넣어 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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