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까지 있던 급매물이...'
싸늘하기만하던 부동산 시장 체감 온도가 며칠새 바뀌고 있다.
일부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사라지면서 가격도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부동산 업소에서부터 쉽게 엿볼수 있다. 부동산 업소 관계자들은 "조용하기만하던 사무실에 문의 전화가 늘고 매수자들도 뚜렷이 증가하고 있다."며 "매도 문의만 있던 얼마전까지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자취감춘 급매물
시장 변화의 시발점은 대구 부동산 시장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수성구. 대선 투표일이 코앞에 다가오면서 급매물이 하나둘 자취를 감추고 있다.
범어동 부동산 하우스 이성희 소장은 "가격을 내려도 좋으니 팔아만 달라고 하던 급매물이 대선 이후 보자며 한순간에 사라졌다."며 "이에 반해 급매물 매수 문의는 늘고 있지만 물량이 없어 거래가 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여름, 쌓였던 급매물이 한차례 소화된 뒤 거래가 소강 상태를 보였지만 매수세가 살면서 가격 또한 여름철에 비해 상당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
지난해 이후 수성구 지역에서 가격 하락세가 상대적으로 컸던 만촌동 메트로팔레스 단지의 경우 가격 상승세가 가장 뚜렷하다.
2억1천만 원까지 내려갔던 119㎡(36평) 가격이 최근들어 2천 만원 정도 상승했으며 매물이 증가하면서 3억 2천까지 떨어졌던 178㎡(54평)형도 3억 4천만원에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 전세 또한 평형별로 2~3천 만원 상승했으나 매물이 없어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지역에서 부동산 업소를 운영하는 대구.경북 부동산학회 권오인 감사는 "지난해 이후 워낙 가격이 떨어진 탓에 가격 상승이라기 보다는 회복이라는 표현이 정확하다."며 "올 상반기에는 빈집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났으나 갑자기 매수자가 늘면서 이제는 서서히 안정세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끝없이 추락하던 지산.범물동 아파트 시세도 중소형을 중심으로 하락세를 멈췄다.
킹 부동산 이재분 소장은 "110 ㎡형의 경우 매수자에 비해 매물이 적어 매매 가격이 1억 6천만원까지 올라간 단지들도 있다."며 "중소형의 경우 전세 매물 품귀 현상까지 보이고 있으나 아직 중대형의 경우는 가격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했다.
◆회복세에 접어들까
수성구 발 '훈풍'이 부동산 시장 회복세의 '불씨'가 될지도 또다른 관심사다.
강남 집값이 뛰면 전국 집값이 들썩이듯 통상적으로 수성구 부동산 시장은 타 지역에 상당한 심리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부동산 114 이진우 대구.경북 지사장은 "수성구를 중심으로 한 매수세 회복은 신정부 출범에 따른 부동산 정책에 대한 변화 기대감에다 1년 동안 매수 대기 수요가 누적되면서 에너지가 어느 정도 축적된 것이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타 지역도 예전같은 호황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비정상적으로 침체된 거래가 정상화될 여지는 있다."고 밝혔다.
시장 회복세는 일단 가격 변동률에서 살펴 볼 수 있다. 부동산 114 시세 조사에 따르면 올들어 대구 아파트 가격은 1분기 -0.52%, 2분기 -1.15%, 3분기 -0.36%, 4분기 -0.33%의 변동률을 보이며 갈수록 하락폭이 줄어들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거래 회복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 올들어 대구 지역 아파트 거래량(분양권 포함)은 지난 10월까지 3만 8천여건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 거래량 4만 2천여건과 비교하면 10% 이상 줄어든 줄어들었다.
내년도 입주 물량이 3만 가구로 1만 9천가구인 올해보다 1만여 가구 이상 많은 것을 감안하면 거래 침체가 계속된다면 2008년 부동산 시장은 올해보다 더욱 얼어붙을 가능성이 높은 탓이다.
분양대행사 리코의 최동욱 대표는 "통상적으로 시장 가격이 떨어지면 거래가 살아나야 하지만 기존 아파트 급매물 뿐 아니라 입주 예정 아파트까지 마이너스 프리미엄에도 불구 매수 기피 현상으로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실수요자까지 발목을 잡는 각종 규제책이 현실적으로 고쳐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는 부동산 시장은 대선 이후 대통령 당선자의 정책 변화 의지에 따라 상당한 변화를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김세환 "아들 잘 부탁"…선관위, 면접위원까지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