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성적이 발표된 지금 많은 수험생들이 자신의 점수에 맞는 대학과 학과를 선택하는 데 모든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불가피하다고 하지만 적성과 취향 역시 대학과 학과 선택 과정에서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다. 올해처럼 수능과 학생부가 등급으로만 표기돼 동점자가 대거 배출돼 합격을 가늠하기가 힘들 때는 소신껏 지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소신지원이라고 하면 대개 상향지원을 생각하기 쉽지만 이는 잘못된 개념이다. 점수에 맞추는 게 아니라 합격하면 자신이 다닐 대학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
수험생들은 이제 차분한 마음으로 자신의 진로에 대해 다각적으로 생각해 봐야 한다. 대학별 모집상황에 온 가족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경쟁률을 따진다고 해서 합격 가능성이 높아지는 게 아니다. 대학 졸업 후까지 고려해 후회 없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한 대학 선택의 길이다.
▶ 진로 설계
대학 지원을 앞둔 수험생들에게 진로 설계란 진학 계획과 직업 준비 계획을 함께 아우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의 희망과 현실적인 여건에 맞춰 인생을 합리적으로 설계하고 미래를 탐색하는 과정이다.
진로 설계의 첫 단계는 자신에 대해 파악하는 것이다. 자신이 희망하는 직업을 탐색하고 흥미와 능력, 가치관과 맞아떨어지는지 고민하는 과정이다. 다양한 직업 목록 가운데 자신이 원하는 직업들을 고르고 자신의 흥미, 적성, 가치관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확장 또는 축소함으로써 최적의 직업을 찾아낸다.
두 번째 단계는 선택 가능한 진로를 탐색하는 과정이다. 범위를 좁힌 직업을 중심으로 향후 그 직업의 전망과 수행해야 할 직무, 요구되는 교육 수준이나 자격 등을 점검한다. 또 관련 학과가 개설된 대학이나 교육기관 등도 알아본다. 수험생 개인으로서는 어려운 일일 수 있으나 성공적인 인생을 위해서는 끊임없이 반복하고 점검하는 습관을 들여야 하는 대목이다.
마지막 단계는 자신의 원하는 진로에 들어서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행동에 나서는 것이다. 수험생의 상황에서는 자신의 진로 계획과 주어진 성적, 진학 가능한 학과와 대학들의 조합을 완성하는 단계다.
▶ 대학 선택
대학은 개인이 4년 또는 그 이상을 생활해야 하는 공간인 동시에 앞으로의 삶을 준비하는 데 있어서 바탕이 되는 곳이다. 사회생활에서 대학의 상징적·실질적 비중이 큰 우리나라에서는 삶의 또 다른 출발점이라고도 할 수 있다. 따라서 자신에 대한 점검 및 목표 설정과 함께 대학에 관련된 내용도 충분히 수집해 선택해야 한다.
대학을 선택할 때는 자신의 진로와 전형 요소에 대한 고려도 중요하지만 대학의 현황에 대해서도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본 뒤 종합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 대학의 환경과 교육적 분위기는 잘 갖춰져 있는지, 전통은 어떠하고 캠퍼스의 위치와 규모는 어떤지 등도 직접 살펴야 한다.
훌륭한 교수진을 확보해 양질의 교육을 하고 있는지도 따져볼 일이다. 교수 확보율, 교수들의 지명도, 대학 평가 결과 등 자료는 의외로 많다. 전공과 관련해 심화 과정이나 선택 과정이 충분히 제공되는지도 알아보자. 어학이나 컴퓨터 등 교양 교육은 어떤 수준으로 얼마나 알차게 진행되는지 알아보는 것도 중요하다. 도서관이나 기숙사 , 체육시설, 의료지원 시설 등 교육의 기본 시설과 학생 복지 시설은 잘 갖추고 있는지, 장학금의 규모나 수혜 범위는 어느 정도인지, 외국 대학과의 협력 프로그램이나 교환 프로그램은 활성화돼 있는지 등도 점검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요소다.
다른 지역뿐만 아니라 자신의 거주 지역 인근에 있는 대학 중에도 다양한 사항들을 점검하다 보면 의외의 강점이나 허점을 찾을 수 있다. 학교 선생님이나 선배, 전문가 등과 상담하는 한편 지원할 대학을 직접 찾아가 대학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눈으로 확인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중·하위권 수험생일수록 이런 측면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
▶ 원서 접수
마지막으로 지원할 대학을 결정하는 단계에서도 여러 가지 주의가 필요하다. 대학별 전형 방법을 점검하는 것은 기본. 학생부 반영 내용과 수능 영역별 반영비율 및 가중치, 등급 간 점수 차이 등을 파악해야 한다. 입시기관의 배치표나 온라인 사이트 등을 통해 자신의 상대적 유·불리를 판단하는 과정, 학교 선생님이나 입시 전문가와의 상담 등에도 충실해야 한다.
군별 지원 대학을 결정할 때는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상위권 수험생들은 가군과 나군에 2번의 지원 기회가 있거나 가군에 사실상 몰려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여타 모집군 지원에 소홀한 경향이 있는데 의외의 성과를 거둘 수 있으므로 다른 모집군도 신경을 써야 한다. 중위권 이하 수험생들은 세 개의 모집군에 모두 지원할 대학이 있기 때문에 어떻게 조합하는 것이 가장 유리할지 판단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대학·산업대학·전문대학 간에는 서로 복수 지원할 수 있으므로 이 기회도 놓치면 안 된다.
원서 접수 기간은 가군과 나군, 가·나군 대학은 12월 20일부터 25일 사이에, 다군과 가·다군, 나·다군, 가·나·다군은 12월 21일부터 26일 사이에 대학별로 실시된다. 원서 접수 마감일과 마감 시간은 대학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으므로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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